헝가리, 성소수자 행진 금지...유엔 "차별 우려"

2025-03-22     유영혁 기자
18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의회에서 성소수자 행진을 금지하는 법안에 대한 표결 중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헝가리 의회가 성소수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거리 행진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1일(현지시각) BBC 등에 따르면 헝가리 의회는 헝가리 의회는 지난 18일 부다페스트에서 매년 열리는 성소수자들의 행진(Pride marches)을 금지하는 아동보호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개정안에는 이를 위반한 사람에게 최대 500유로(79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참석자와 행진 주최자도 처벌하고 경찰이 얼굴 인식 기술을 사용해 잠재적인 범죄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

헝가리 의회는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이끄는 극우 성향 여당인 피데스당이 장악하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어린이에게 해롭다는 이유로 행사를 금지하는 이 법안이 통과된 뒤 "이념이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프라이드 행진은 지난 30년 동안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열렸다.

헝가리 의회는 지난 2020년 동성결혼에 대한 법적 인정을 폐지했고, 2021년에는 정치인들이 18세 미만에게 동성애를 묘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헝가리 인권단체들은 법안 통과에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국제기관들도 차별을 우려하며 법 통과를 비난했다.

아자 라비브 EU 평등·대비·위기관리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을 통해 "EU는 평화적인 집회의 기본적 권리를 옹호한다"며 "EU 회원국은 성소수자 사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이들이 평화롭게 모일 권리는 EU 전역에서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이날 대변인을 통해 "헝가리에서 통과된 법안은 성소수자에 대한 자의적인 차별을 초래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