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지연에 시민 피로감 ‘최고조’…“언제까지 기다리나”

다음 주로 넘어가면 소추안 가결 후 100일 돌파 사상 초유 선고지연에 시민들 피로감 누적

2025-03-20     신다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면서 시민들의 피로감이 쌓여가고 있다. 시민들은 “제발 빨리 결론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헌법재판소가 20일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다음 주로 선고가 미뤄졌다. 이로써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과 비교하면 변론종결 후 선고까지 걸린 기간, 탄핵소추안 접수 후 선고까지 걸린 기간 모두 최장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늦어지는 탄핵심판 선고에 시민들은 불편을 토로했다. IT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예 모(26)씨도 “정부 관련 기관과 일하는데, 탄핵 관련 리스크로 연기되거나 무산되는 프로젝트가 많아 피로감이 높다”며 “뭐가 됐든 빨리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매주 집회에 참가하는 소 모(25)씨는 “주 6일 일하는 것 같다. 경기도민이라 서울까지 왕복 4시간이 걸리는데도 토요일도 똑같이 서울로 나가다보니 출근하는 것 같다. 지긋지긋하다. 내 주말과 평온이 모두 날아간 느낌이다”라고 했다.

곽 모(26)씨도 “선고가 왜 늦어지는지 이유를 알 수 없고, 이해도 되지 않아서 불안함이 크다”며 “시인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것 같아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이 열린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사거리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및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일하는 이들의 피로감은 더 높았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탄핵 무효 집회가 열리는 안국역 5번 출구 인근 빌딩의 경비원인 김 모씨(63)씨는 “몇 주째 소음 때문에 너무 피곤하다”고 했다. 또 “집회 참가자나 경찰들이 빌딩에 들어와서 화장실을 쓰기도 한다”며 “빨리 결론이 나서 다시 나라가 정상화가 됐으면 좋겠다. 서로 생각이 다르더라도 그걸 수긍하고 좋은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근처의 편집숍에서 일하는 이 모(30)씨 역시 “소음에 지쳤다”며 “아침부터 밤까지 집회를 하니까 출근이나 퇴근을 할 때도 바로 역으로 가지 못하고 빙 돌아서 가야 한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경찰이 헌법재판소 근처 출입을 통제하며 덩달아 근처 가게들도 출입이 통제됐다. 헌법재판소 바로 옆에 있는 구제 물품을 파는 가게를 가기 위해서는 경찰을 동행해야 했다. 가게 점원인 최 모(43)씨는 “집회로 인해 손님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근무하는 내내 너무 시끄러워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빨리 결론이 나서 정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헌재가 탄핵을 인용해 윤 대통령을 파면해야 한다'는 의견은 60%로 전주보다 5%p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