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운동가 길원옥 할머니 유가족, 인천성폭력상담소에 1천만원 기부

인천시, 기부금 전달식 개최 성폭력 피해자 위한 ‘길’ 프로그램실 조성 지원

2025-02-24     김세원 기자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24일 시청 접견실에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유가족에게 인천성폭력상담소 기부금을 전달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 길원옥 할머니 자부 조근순 여사, 아들 황선희 목사, 유정복 인천시장, 김석순 인천성폭력상담소장, 시현정 인천시 여성가족국장 ⓒ인천광역시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는 24일 시장 접견실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고 길원옥 할머니의 유가족으로부터 기부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는 고인이 평생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 회복을 위해 헌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유족들이 인천시 여성권익시설에 기부 의사를 밝히면서 추진됐다. 

전달식에는 유정복 인천광역시장과 고인의 유가족인 황선희 목사, 조근순 여사, 결연시설인 인천성폭력상담소 김석순 소장이 참석했다.

기부금은 1천만원으로, 인천성폭력상담소는 이를 성폭력 피해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치유받을 수 있도록 심신 회복 프로그램실 조성에 사용할 계획이다. 

2월 19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제1688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시민들이 길원옥 할머니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석순 소장은 “프로그램실 이름은 고인의 헌신과 뜻을 기리기 위해 ‘길’로 명명하겠다”며 “‘길’ 프로그램실이 피해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정복 시장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안정적인 치유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그분의 숭고한 뜻과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고 길원옥 할머니의 선한 기부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6일 향년 97세의 나이로 별세한 고 길원옥 할머니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과 전시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헌신했다. 매주 수요시위 참석은 물론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알리기 위해 유엔 인권이사회와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