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지방의회 여성의장 40명… 16.4%

광역 2명·기초 38명… 전체의 16.4% 인천 여성 의장 비율 60%… 전국 최고 내년 지방선거에 리더십 지원 요청

2025-02-06     서정순 기자
지방의회 후반기(2024년 7월 이후) 여성 의장 40명. 

2024년 7월 이후 지방의회 후반기 여성 의장은 총 4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반기(44명)보다 4명 감소한 수치다. 기초의회 여성 의장은 38명으로 3명이 줄었고, 광역의회 여성 의장은 서울(최호정 의장, 국민의힘)과 광주(신수정 의장, 더불어민주당)에서 각각 1명씩 선출돼 2명을 기록했다. 

여성 의장 수는 과거에 비해 증가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국 243개 광역·기초의회 중 여성 의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16.4%에 불과하다. 이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여성 지방의원 비율(28.7%)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특히, 광역의회 여성 의원 비율이 19.84%, 기초의회 여성 의원 비율이 33.41%인 점을 고려하면, 여성 지방의원이 의장직까지 오르는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광역의회 여성 의장 비율은 12%, 기초의회는 17%에 머물러 있다.

대도시 중심으로 여성 의장 비율 높아

지역별로 여성 의장 비율을 살펴보면, 인천광역시 시·군·구의회의 여성 의장 비율이 60%(6명)로 가장 높다. 이어 대구광역시 군·구의회가 56%(5명)로 뒤를 잇는다. 광주광역시 자치구의회는 40%(2명), 서울특별시 자치구의회는 24%(6명)로 나타나 대도시 지역에서 여성 의장이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됐다.

반면, 도 단위에서는 충남지역 기초의회가 20%(3명)로 여성 의장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반기에 여성 의장을 배출했던 충북과 전북에서는 후반기에 여성 의장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최초' 여성 의장 배출 지역도 여전히 많아

여전히 ‘최초’ 여성 의장을 배출한 지역이 많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 강북구의회 김명희, 서울 양천구의회 윤인숙, 부산 중구의회 강주희, 부산 서구의회 김혜경, 대구 동구의회 정인숙, 대구 달성군의회 김은영, 경기 용인시의회 유진선, 전남 여수시의회 백인숙 의장이 해당 지역에서 첫 여성 의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또한, 의장과 부의장 모두 여성이 된 의회도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부산 중구의회(강주희 의장, 강희은 부의장) △대구 동구의회(정인숙 의장, 이연미 부의장) △대구 달성군의회(김은영 의장, 김보경 부의장) △인천 연수구의회(박현주 의장, 장현희 부의장) △인천 부평구의회(안애경 의장, 유정옥 부의장) △울산 동구의회(박경옥 의장, 박은심 부의장) △경기 시흥시의회(오인열 의장, 김찬심 부의장) △경기 과천시의회(하영주 의장, 황선희 부의장) 등이 있다.

초선 여성 의장 사례도 증가

관례적으로 다선 의원이 의장직을 맡는 경우가 많지만, 초선 여성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되는 사례도 늘어났다. 부산 중구의회 강주희, 부산 수영구의회 손사라, 대구 중구의회 배태숙, 대구 남구의회 송민선, 광주 동구의회 문선화, 강원 동해시의회 민귀희 의장이 초선으로 의장직을 맡았다.

반면, 의장직을 연임한 사례도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회 정선희 의장은 4선 의원으로, 당적 변경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연임했다. 인천 동구의회 유옥분 의장은 세 차례 의장 선거 끝에 다선 의원으로서 의장직을 이어가게 됐다.

여성 의장 증가, 성평등 문화 확산 기대

지방의회 의장은 △의회 대표권 △의사 정리권 △질서 유지권 △의회 소속 직원 임명권 △사무처리 및 감독권 등을 갖는다. 특히, 2022년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인사권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예산편성권 일부 확보 △주민참여 확대 등 지방의회 의장의 행정·정책적 권한이 크게 강화됐다.

광주광역시의회 신수정 의장은 “의장이 된 후 두 달 동안 의원들과 의회 직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소통했다”며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용인시의회 유진선 의장은 “여성 의장들은 상대적으로 젠더 이슈에 민감한 편”이라며 “여성 의장이 많아질수록 보다 성평등한 조직 문화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 리더십의 강점과 한계…지원 체계 확립 필요

강한옥 지방자치발전소 이사(전 동작구의회 의장)는 여성 의장들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여성 의장들은 대체로 소통 능력이 뛰어나며, 권위적이거나 독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드물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여성 의장 수가 증가하면서 성인지 감수성을 갖춘 탁월한 리더십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특히 정치 경험이 부족한 초선 의장들은 의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리더십의 한계를 느낄 수 있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이사는 “여성 의장단 협의회를 구성해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성인지 감수성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리더십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울 수 있는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여성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지원 체계가 확고히 자리 잡아야 한다”며 “여성 정치인이 늘어나야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분권이 보다 실질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 지방의회 여성 의장 현황 ⓒ여성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