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임원 인사] 삼성·현대·LG 여성 임원 늘렸다
2025년도 임원 인사 들여다보니 승진 규모 감소 속 여성 승진 늘어 “다양성을 경쟁력으로 인식한 영향”
재계가 승진 규모를 줄이는 방향의 내년도 인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삼성‧현대‧LG 등 3대 그룹의 여성 임원 비율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SK는 지난해와 같은 비율을 유지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2025년도 임원 인사에서 137명을 승진시켰다. 이 중 여성 승진자는 서정아 부사장, 이지연 상무, 석지원 상무 등 총 7명이다.
삼성전자는 1년 전인 2024년도 임원 인사에서 143명을 승진시켰으며 이 중 6명이 여성이었다. 전체 승진사 수는 6명이 줄었으나 여성 임원은 1명이 늘었다.
지주사가 존재하지 않는 삼성은 그룹 전체의 인사 현황은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그룹 내 삼성전자 다음으로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삼성물산에서는 건설부문에서 첫 여성 부사장이 탄생했다.
현대차그룹도 내년도 임원 인사에서 239명을 승진시켰으며 이 중 11명이 여성이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252명의 승진자 중 4명이 여성이었다. 1년 만에 전체 승진자는 14명 줄었으나 여성 임원 승진자는 4배가량이 증가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말 김혜인 HR본부장(부사장)을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당시 유일한 부사장급 이상 여성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김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여성기구(UN Women)와 함께 여성역량강화원칙(WEPs)을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으며, 장재훈 사장 명의로 WEPs 실천에 동참한다는 서명을 유엔여성기구에 제출하기도 했다.
LG그룹의 경우 같은 기간 전체 승진자 수를 139명에서 121명으로 18명 줄인 동시에, 여성 임원 승진자 수도 9명에서 7명으로 2명 줄였다. 하지만 LG 내 전체 여성 임원 수는 65명으로,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 29명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상위권 재계에서 여성 임원을 늘리고 있는 것은 맞다”며 “‘여성 임원을 뽑아야지’ 뿐만 아니라, 여성 경제활동인구 자체가 늘어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성 임원 확대도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반면 SK그룹은 올해 여성 임원 승진 현황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SK수펙스 관계자는 “전체 여성 임원 비율은 지난해와 같은 5.6%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꾸준히 여성 임원 선임을 확대해 왔다. 지난 2021년 7명, 2022년 8명, 2023년 10명, 2023년 8명의 여성 임원을 신규 선임했으며, 전체 여성 임원 수는 2021년 34명에서, 2022년 43명, 2023년 50명, 2024년 53명으로 확대됐다.
SK의 여성 임원 비율은 2023년 5.1%에서 2024년 5.6%로 0.5%포인트 늘었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기업에서 여성 임원 수와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은 다양성이 경쟁력의 원천임을 인식한 영향으로 보인다”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 수록 다양성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