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당은 왜 동덕학원을 고발했나… 동덕여대 이번엔 사학 비리 ‘논란’

여성의당, 동덕학원 사학비리로 고발 동덕여대, 직원 연봉 1년 만에 41% 인상 동덕아트갤러리, 직책수당 400% 인상 10인 회의비 회당 733만원 책정 “이유 없는 고액 연봉, 배임 죄 가능성 있어”

2024-12-24     신미정 기자
남녀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동덕여자대학교 본관 앞에 놓아둔 학과 점퍼들. ⓒ신미정 기자

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공학 전환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성의당은 지난 17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동덕여대 조원영 이사장과 자녀, 김명애 총장을 포함한 6인을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조 이사장의 방만한 가족 경영으로 인한 배임과 횡령 등이 고발 취지로 적시됐다.

동덕여대의 ‘학교법인 임원과 친족관계에 있는 교직원 현황’에 따르면 동덕학원의 임원은 조 이사장과 배우자 이혜경씨다. 세 자녀 중 아들 조진완은 총무처장에, 딸 조진희는 동덕학원 학교법인 수익사업 ‘동덕아트갤러리’의 이사, 동덕여대 학교법인 수익사업 ‘꽃이피움 카페’의 사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조 처장을 포함해 1촌, 5촌, 6촌 관계에 있는 이들이 ‘학교법인 임원과 친족관계에 있는 교직원 현황’에 올라있다.

여성의당이 국회전자청원을 통해 밝힌 2023년 동덕여대 직원들의 연봉은 조 총무처장을 포함해 각각 1억2750만원과 수당 966만원을 합해 1인당 총 1억3716만원이다. 1년 전 1인이 총 9725만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연봉이 41%나 올랐다. 

여성의당은 국민동의청원에서 “대학법인 직원 초봉 임금이 3천만원 초중반대이고 연봉 인상률이 3~6%인 사실을 고려하면 더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수치”라며 “이는 동덕학원 직원에 이사장 자녀가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발장에 따르면 동덕아트갤러리의 직책수당은 1년만에 400%나 인상됐다. 동덕아트갤러리는 직책수당 명목으로 2020년에 1020만원을 수령했으며, 2021년에는 4080만원을 수령했다. 이후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4200만원을, 2024년에는 4400만원을 수령했다. 

이어 “직책수당은 어떤 유형의 근로에 대한 대가인지 그 의미조차 불분명”하다며 “매년 평균 4000만원에 이르는 액수로 일반적인 직장인이 근로 제공의 대가로 수령하는 급여 수준에 준하는 액수”라고 적혔다.

직원 연봉뿐 아니라 회의비도 과도하다고 여성의당은 지적한다. 동덕학원의 ‘2024년 법인1차 추가경정자금예산서’에 따르면 이사회 회의비로 총 8800만원이 책정됐다. 매달 회의를 여는 것을 고려하면 한 달에 회의비로 733만원가량 쓰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 마지막 열린 ‘2023년 12차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회의 장소는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였다. 이는 강남구에 있는 고급레스토랑으로, 식사는 2인 기준 30만원 정도다. 참석 인원은 조 이사장을 포함해 10명이었다.

동덕여자대학교에 붙어 있던 대자보. ⓒ신미정 기자

여성의당 법률 대리인인 이경하 변호사는 여성신문에 “조 이사장이 학교 수익사업에 가족들을 앉혀 합당한 이유 없이 고액의 연봉과 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배임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대학이 가족을 임직원으로 앉혀 고액의 연봉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동덕여대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해당 의혹에 대해 “이미 과거에 무혐의 난 부분들”이라며 “수사에 들어가면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조 이사장은 2003년 동덕여대 4대 총장 재직 당시 교육부 감사에서 교비 횡령 의혹, 교수확보율 편법 보고 등으로 다음 해 형사고발 당했다. 징계 전 사직해 총장직에서 물러난 후 2015년 1월 개방이사추천위원회 결정과 교육부 승인으로 이사회에 복귀했다. 복귀 7개월 만에 이사장직에 올라 9년이 지난 현재까지 직을 유지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동덕여대 설립자 조동식의 아들이다.

여성의당이 17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여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동덕재단 사학비리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의당

여성의당은 지난 17일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친인척 채용부터 횡령까지, 비리 종합선물세트 사학재단 즉각 수사하라’는 취지의 ‘여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동덕재단 사학비리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북부지검에 조 이사장과 자녀, 김명애 총장을 포함한 6인에 대해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자리에는 국내 6개 여자대학교 학생들도 참여했다.

이날 박진숙 여성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동덕학원이 방만한 가족 경영과 학교 재산을 갉아먹고 있다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으나 정작 학교 본부는 학교 운영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학생들을 범법자로 몰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 사라져야 할 것은 여대가 아닌 학생들의 목소리를 지우는 학교”라고 말했다.

앞서 학교 측은 지난달 학내에서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를 벌인 학생 21명의 학생을 공동재물손괴·공동건조물침입·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며, 지난 19일 제5차 처장단면담에서 학교는 고소 취하 의지가 없다고 밝혔다. 양측은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1일 국회전자청원에 올라온 ‘사학재단 비리 척결과 여대 존치를 위한 사립학교법 개정에 관한 청원’은 이틀 만에 동의 수 5만명을 넘겼으며, 23일 기준 6만6천명을 넘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