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당일여행] 대구 반지길 걷고 간송미술관 관람도… 예술·여성사 한눈에

여성신문 주최 대구 당일여행 탐방객 모집 근대 대구 여성 삶 만나는 ‘반지길’ 걷고 신윤복 ‘미인도’, ‘훈민정음 해례본’ 만나는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 ‘여세동보’ 관람까지

2024-11-01     이하나 기자
대구여성탐방로 ‘반지길’ 코스 중 한 곳인 진골목. 전국최초로 여성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한 남일동 폐물폐지부인회를 주도한 정경주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연합뉴스

여성신문은 여행을 통해 예술과 문화, 역사 등 인문학을 접하는 ‘인문학 여행’을 선보인다. 각 분야 전문가가 역사, 예술, 문화 등의 인문학 이야기를 현장에서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첫 번째 여행지는 ‘대구’다. 오는 11월 14일 당일여행으로 마련된 이번 여행에선 근대 대구 여성의 업적과 삶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반지길’을 걸으며 당시 여성 30인의 삶을 들여다본다. 이어 두 달 간 10만명이 다녀간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 ‘여세동보’를 관람한다.

근대 여성인물 30명의 삶 고스란히 

대구여성탐방로 ‘반지길’은 국채보상운동 당시 은반지와 패물을 기부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여성 조직인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의 정신을 기리기 기리고 탐방로의 모습이 반지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반지길 탐방로는 청라언덕에서 출발해 3.1만세운동길, 이상정고택, 계산성당, 종로, 진골목 등 대구의 역사 관광지들로 이어진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전국에서 약 4000여명의 탐방객이 다녀간 명소다.

반지길을 따라 걸으면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한 근대 여성 30여명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탐방로 길에는 대구 최초 여자 초등학교 설립자 ‘마르다 브루엔’, 기독교 여성선교운동의 선구자 ‘마르타 스위츠’, 신명학교 여학생들이 중심이 된 3·8만세 운동, 영남 최초의 여성 성악가 ‘추애경’, 기생으로 시대를 앞서 활약했던 ‘정칠성’, ‘강향란’, ‘염농산’,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 우리나라 민간인 최초의 여성 비행사 ‘박경원’, 국채보상운동 당시 처음으로 여성조직을 구성해 취지문을 발표했던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 등이 조명됐다. 반지길 탐방은 전문 가이드의 깊이 있는 해설을 들으며 약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그룹 ‘뉴진스’가 ‘Ditto’ 뮤직비디오에서 거닐던 공간이 이 곳 청라언덕 일대다.  

한 달 반 만에 10만명 다녀간 ‘핫플’

신윤복, 단오풍정, 종이에 채색, 28.2×35.6cm, 조선 후기. ⓒ간송미술문화재단 

오후에는 ‘훈민정음 해례본’과 신윤복의 ‘미인도’ 등 국보와 보물을 만날 수 있는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 ‘여세동보’(與世同寶) 관람이 이어진다. 

대구간송미술관은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재가 해외로 반출되는 것을 막아낸 간송 전형필(1906~1962)이 1938년 설립한 국내 최초의 사립미술관 간송미술관의 첫 분관이다.  지난 9월 개관 이후 한 달 반 만에 관람객이 10만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개관전 ‘여세동보’(與世同寶)에선 국보와 보물 40건 97점이 전시된다. 전시명 ‘여세동보’는 ‘세상 함께 보배 삼아’라는 뜻이다.

1층 1전시실에는 겸재 정선과 신윤복, 김홍도, 김득신의 숱한 명작들이 자리한다. 풍속화가 신윤복의 명작 ‘미인도’는 1층 2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독실을 암전해 집중해서 그림을 관람할 수 있다. 

대구간송미술관 2전시실에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가 단독으로 전시됐다. ⓒ간송미술재단

제3전시실에선 15세기 세종 임금이 창제한 훈민정음(한글)의 원형에 대해 설명한 최고의 문헌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만나볼 수 있다.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돼 서울로 가져온 지 84년 만에 처음 지역에서 전시되는 국보다. 제4전시실엔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등 여러 점의 국보 도자기가 전시돼 있다.

지하 1층 서예·도자·불교미술 전시장(4전시실)과 실감영상실(5전시실)을 보고 나오면 연못에 현대식 정자가 자리한 풍경이 비치는 통창을 만나게 된다. 단풍으로 물든 미술관 주변의 풍광도 볼거리다.

대구 인문학 여행 문의 및 신청은 사무국(전화 02-2036-9211, 010-2036-5313)으로 하면 된다.  

여성신문은 여행을 통해 예술과 문화, 역사 등 인문학을 접하는 ‘인문학 여행’을 선보인다.  ⓒ여성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