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하니 “다른 연습생들 이런 일 당하지 않았으면”…아이돌 노동권 인정되나

국회 환노위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

2024-10-15     신다인 기자
뉴진스 멤버 하니 팜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관련해 증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걸그룹 뉴진스의 하니(20)가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그동안 따돌림을 당했다고 눈물로 호소하며 “선배든, 후배든, 동기들이든 지금 계신 연습생들도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트남계 호주 국적자인 하니는 이날 국감에서 ‘아이돌 따돌림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해 증언했다. 현직 아이돌 그룹 멤버가 국감에 나오는 첫 사례다.

하니는 "헤어와 메이크업이 끝나서 복도에서 기다리다 다른 (레이블) 소속 팀원 3명 정도, 여성 매니저가 지나갔다. 전 그때 멤버들이랑 잘 인사를 했고 5~10분 뒤 그분들이 다시 나왔다. 나오면서 그 매니저 님이 저와 눈이 마주쳤고, 뒤에 따라오는 멤버들한테 '못 본 척 무시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전 왜 이 일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갔고, 애초에 일하는 환경에서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이해가 안 갔다"며 "제가 오늘 여기에 나오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고, 묻힐 거라는 걸 아니까 나왔다. 앞으로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선배님이든 후배이든 저와 같은 동기 분들이든 지금 계신 연습생 분들도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뉴진스 멤버 하니 팜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관련해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증인으로 함께 출석한 김주영 어도어 대표는 이에 대해 "서로 간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아이돌의 노동권이 인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증인신문에 앞서 “기술사회 변화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이 등장했다”며 “노동법으로 보호받지 못한 노동자가 850만명에 육박한다며 노동법 밖의 노동자가 해마다 증가한다. 오늘 증인 신문은 노동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 현실을 다루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진 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근로계약자가 아니라고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도 된다고 볼 수는 없지 않느냐"는 안 위원장 질의에 "근로기준법상으로는 좀 적용하기가 힘든 현실이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김종윤 노동부 산업안전본부장은 "예술인이나 연예인, 아티스트 보호 방법에 대해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 문제를 넘어서 다른 부처와 협업할 부분이 있는지 잘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걸그룹 뉴진스가 9월 11일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를 바란다며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에게 요구했다. 뉴진스 멤버 5명은 이날 오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 대표가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튜브 캡처

지난달 11일 뉴진스 멤버 5인은 지난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멤버 하니가 다른 연예인 팀원과 담당 매니저에게 인사를 했으나 이를 무시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에게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를 바란다며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다.

이후 뉴진스 팬들이 분노하며 사측인 하이브와 어도어측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 민원을 접수했다.

지난달 13일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법원은 연예인을 노조법상 근로자로 보았으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한 적이 없다. 과거 고용노동부는 연예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했다.

지난달 민원을 제기한 뉴진스 팬 A씨는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한 "K-POP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에서 미성년자 아이돌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관계 법령이 없다시피 하다"며 "이번 뉴진스의 사건이 하나의 유의미한 사례로 남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