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로 국익 이루길”, “물가 잡을 당에 투표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소 찾아온 유권자들 투표 마감시간 직전까지 한 표 행사 나경원 VS 류삼영 동작구, 서울 최고 투표율 생애 첫 표 던지는 고등학생부터 66세 노인까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제1투표소에는 10일 오후 6시, 투표 시간 막바지까지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동작구는 오후 5시 기준 투표율 69.0%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생애 처음으로 한 표를 행사했다는 고등학교 3학년생 A(18)씨는 “사전 투표 날에는 학원이 있어서 오늘 투표하러 왔다. 투표는 제 의견을 전달하는 수단이라서 공부를 잠깐 쉬고 시간을 내서 왔다”고 말했다.
‘22대 국회에 바라는 점이 있냐’는 질문에 A씨는 “양자택일이 아닌 서로 존중하는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은 친구들은 투표를 못해서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B(55)씨는 법정공휴일이지만 근무를 하느라 강남의 회사에 출근했다가 흑석동 투표소까지 투표하러 왔다. 그는 “투표로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며 “정직하게 정무를 볼 후보자와 당에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 여당 할 것 없이 서로 너무 뒷받침을 안 한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국익을 위해서 화합하고 같이 일할 줄 알아야 하는데, 당파가 다르다고 싸우니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정치에 대한 염증을 드러낸 유권자는 B씨만이 아니었다. 자영업자 C(57)씨는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싸우고만 있다. 치고받고 막말하지 좀 말고 서로 협치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부인 D(66)씨는 “나라가 너무 혼란스럽다. 법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들이 너무 많고, 이를 묵인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든다”며 “2년간 지켜봤는데도 못하니까 이번 투표로 의견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물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50대 중년 부부는 “물가가 너무 비싸서 못 살겠다”며 “이번 투표는 물가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당에 투표했다. 뭐든지 민생이 제일 중요한 거 아니겠냐”고 했다.
소비자 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1% 상승했다.
청년 유권자들은 ‘청년’ 과 ‘여성’ 문제를 중요하게 살펴서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26세라는 한 청년은 “지난 대선 이후로 정치에 관심이 생겼다”며 “청년 정책이 더 많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살기 좋아지면 저출생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고 말했다.
‘제일 중요하게 본 공약이나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25세 청년은 “여성정책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동작구을은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와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나경원 후보는 4선 중진에 류삼영 후보는 초선이기에 나 후보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초박빙이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나경원 46%, 류삼영 43%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50대 E씨는 “(21대 국회 땐) 당선되고 나서 이수진씨는 얼굴을 한 번 보이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얼굴 많이 보인 후보자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와 이수진 민주당 후보가 맞붙어 7.12%포인트(p) 차로 이수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은 지난 8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서울 동작을 지역이 “서울 전체 판세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것이라면 강조한 바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64.1%로 지난 21대 총선 당시 투표율(59.7%)을 웃돌고 있다. 서울 지역 투표율은 66.0%로 전국 평균보다 소폭 높은 상황이다.
특히 ‘한강벨트’ 최대 승부처 동작을이 포함된 서울 동작구 투표율은 69.0%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