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장관, 잇따른 외교관 성비위에 “남성 위주 조직서 전환 중... 리더십 한계 느껴”
외교부 국정감사서 발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6일 해외 공관에서 발생하는 성비위, 기강해이 사건과 관련해 리더십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외교부 내 성비위 사건이 잇따르자 강 장관의 대응이나 조직 내 장악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공관 직원의 성비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장관이 책임을 질 의향이 있느냐”라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성비위, 기강해이와 관련해 국회에 올 때마다 의원님이 끊임없이 지적하고 있고 여러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데 대해 장관인 제가 어떤 한계라든가 리더십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꾸로 생각해보면 외교부가 수십 년 동안 폐쇄적인 남성 위주의 조직에서 탈바꿈하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라며 “우리 사회의, 직원들의 권리 의식이 높아지고 그 권리 의식에서 봤을 때 부당하다는 신고를 좀 더 안전하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외교부가 갖췄기 때문에 과거에 똑같은 행태라도 하소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은 신고도 조사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리더십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국민께서 그렇게 평가하시고 대통령께서도 그렇게 평가하시면 거기에 합당한 결정을 하실 것으로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성비위 사건이 완벽히 처리됐다거나 더 이상 조치가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뉴질랜드 행정직원에 대한 성희롱 사건이 그 전형”이라며 “외교부 차원에서 추가적인 조치를 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강 장관은 주나이지리아 한국대사관에서 발생한 성추행과 관련해 “나이지리아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보고했지만, 만약 공관의 허위 보고였다면 저도 용납이 안 된다”며 “본부 차원에서 철저하게 조사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주뉴질랜드 총영사가 현지 직원을 성추행한 의혹에, 주나이지리아 대사관 한국 직원이 현지인을 성추행, 주시애틀 총영사에 근무하는 부영사가 ‘인육 먹고 싶다’는 막말 등 각종 사건이 발생해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