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화장품 소셜커머스 ‘미미박스’는 미백 기능성 크림 제품 마케팅 이미지를 공개했다가 비판을 받고 철회 및 사과했다. ⓒ미미박스 홈페이지 캡처
최근 온라인 화장품 소셜커머스 ‘미미박스’는 미백 기능성 크림 제품 마케팅 이미지를 공개했다가 비판을 받고 철회 및 사과했다. ⓒ미미박스 홈페이지 캡처

화장품 소셜커머스 ‘미미박스’, 잇따른 ‘여성혐오 마케팅’ 물의에 사과

“진한 색상 유두 NO! 늑대들이 좋아하는 핑크빛 유두 이렇게만 될 수 있다면!” “시꺼먼 유두, 남자들이 몰래 검은콩이라고 해요. 그만큼 남자들이 안 좋아해요. 과히 보기 좋지 않아요.” “남자는 시각적인 동물이에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 남자라면 대부분 공감할 거에요.”

“대존예(아주 예쁘다는 뜻의 온라인 속어) 인생틴트 남친에게 조르지오~”

온라인 화장품 소셜커머스 ‘미미박스’가 최근 공개했다가 비판이 일자 철회한 화장품 마케팅 문구들이다. 이 회사는 미백 기능성 크림 제품을 광고하면서 2030 남성 9명이 말하는 “어두운 유두보다 핑크빛 유두가 보기 좋은 이유”를 홍보 문구로 이용했다. “여자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까만 유두를 보면 아줌마 같다고 느껴져요.” “핑크빛 유두는 남자의 로망이죠! 다른 말이 특별히 필요할까요?” “남자의 환타지 속의 여자는 분홍빛이에요.” 명백히 여성을 노골적으로 대상화한 데다가, 여성혐오적인 문구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다.

경악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미미박스 측은 뒤늦게 이를 철회하고 온라인상 사과 공지를 올렸다. 온라인 게시판과 SNS에는 미미박스에 대한 항의와 탈퇴 인증샷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미미박스가 지난 10월 공개했다가 고객들의 항의에 철회한 명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립 메이크업 제품 ‘엑스터시라커’ 16종 광고. ⓒ온라인 게시판 캡처
미미박스가 지난 10월 공개했다가 고객들의 항의에 철회한 명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립 메이크업 제품 ‘엑스터시라커’ 16종 광고. ⓒ온라인 게시판 캡처

이 회사가 여성의 성적 대상화·여성혐오 마케팅으로 질타를 받은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공개한 명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립 메이크업 제품 ‘엑스터시라커’ 16종 광고도 유사한 물의를 빚었다. 사람들은 “남친에게 조르지오”라는 명백한 여성혐오적 문구를 ‘센스’나 ‘언어유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차별과 여성혐오 이슈가 연일 사회를 달구는 때에,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수위의 마케팅을 연달아 선보인 미미박스는 주 고객인 여성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대학생 김소라(26·인천) 씨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에 남자라면 공감한다는 말을 버젓이 광고에 쓰는 걸 보고 너무 화가 났다. 자기 고객들을 남자들이 먹으라고 있는 떡 취급하는 회사가 어딨나”라고 비판했다.

평소 미미박스를 자주 이용했다는 직장인 김모(30) 씨는 “여성을 주 타겟으로 하는 뷰티 업계엔 예전부터 ‘여혐’이 만연했지만, 이제 여성들은 참지도 방관하지도 않는다. 누가 지갑을 여는지 생각 좀 하고 장사들을 하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미미박스는 이날 SNS상 공지를 통해 “상품 페이지를 관리하는 중에 고객분들이 불편하게 생각하실 수 있는 페이지에 대한 관리가 부족했다. 앞으로는 더욱 꼼꼼한 상품 페이지 관리를 통해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성신문은 미미박스 관계자에게 더 자세한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질 않았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