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 시국선언 참가자들이 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 중단 및 박 대통령과 최순실 게이트 엄중수사 촉구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음악인 시국선언 참가자들이 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 중단 및 박 대통령과 최순실 게이트 엄중수사 촉구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6일 연극평론가 시국선언에 이어 음악인들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대중음악, 국악, 클래식 등 장르를 아우른 음악인 2300여명은 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과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의 처벌을 촉구하는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음악인들은 시국선언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법의 심판을 받아 민주공화국 부활에 기여하라”며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을 낱낱이 밝히고 관련자와 부패 정치기업 동맹을 엄중히 처벌해 헌법 정신을 회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 정부가 벌인 각종 문화행정 비리와 예술표현 자유 억압 사건의 책임자를 엄단하라고 요구했다.

음악인들은 ‘내가 이러려고 음악했나 자괴감이 든다’ ‘블랙리스트보다는 신청곡 리스트를’ 등의 풍자 피켓을 들고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음악평론가, 작사·작곡가, 공연기획자, 제작자까지 참여했으며 음악인들의 시국선언으로는 최대 규모다. 가수 손병휘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선언에는 시나위의 신대철, 싱어송라이터 권진원과 말로를 비롯해 윤덕원, 차승우 등 대중음악인과 국악인 최용석, 성악가 이재욱 등 음악인 30여명이 참석했다.

국악 작곡가 원일씨는 “국민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자는 나라를 다스리지 못한다”며 “지금 대통령은 국민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듣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예술가를 검열하고 분류하는 나라에 사는 국민은 불행하다. 변화시키려면 행동해야 한다”며 경종을 들고 나와 세 번 울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번 시국선언은 음악인들답게 노래와 공연이 함께 마련됐다. 참가자들의 발언과 함께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씨의 공연이 펼쳐졌다. 정씨는 세월호 2주기에 만든 노래를 부르며 가야금을 연주했다. 이어 참여자들은 고 김광석의 ‘나의 노래’를 합창했다.

앞서 지난 2일 대중음악평론가 서정민갑, 대중음악인 손병휘, 작곡가 신동일 등 음악인들은 시국선언 진행을 계획하고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서명을 받았다. 페이스북을 통해 받은 서명은 하루 만에 1400여명이 참여했다.

음악인들은 오는 12일 대규모 촛불집회에 참석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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