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와 웹툰 ‘마음의 소리’ 콜라보레이션 제품에

‘여혐’ 문구… 누리꾼들 “여자라는 이유로 화장 강요는 코르셋”

 

쿠션 파운데이션, 마스크팩, 핸드크림 등에

“민낯을 보여주는 건 실례예요!” “못생긴 건 좀 괜찮아?”

 

한 트위터 이용자는 지난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웹툰작가 조석과 화장품 브랜드가 협업한 제품에 ‘여혐’ 문구가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지난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웹툰작가 조석과 화장품 브랜드가 협업한 제품에 ‘여혐’ 문구가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메슈티컬(약용 화장품) 화장품 브랜드가 네이버 웹툰 ‘마음의 소리’와 협업한 콜라보레이션 제품에 ‘여성혐오’ 문구를 담아 논란이 되고 있다. ‘마음의 소리’는 웹툰작가 조석의 작품으로, 지난 2006년부터 포털사이트에 꾸준히 연재 중인 작품이다.

해당 브랜드가 이번에 내놓은 제품은 쿠션 파운데이션, 마스크팩, 핸드크림 등이다. ‘마음의 소리’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이들 제품에는 ‘민낯을 보여주는 건 실례예요! ‘못생긴 건 좀 괜찮아?’ 등의 문구가 담겨 있다.

 

코스메슈티컬(약용 화장품) 화장품 브랜드가 네이버 웹툰 ‘마음의 소리’와 협업한 콜라보레이션 제품에 “민낯을 보여주는 건 실례예요!” “못생긴 건 좀 괜찮아?” 등의  ‘여혐’ 문구가 담겨 있다. 해당 제품인 마음의 소리 조석 모이스처 에어쿠션(왼쪽), 마음의 소리 애봉이 아쿠아 마스크. ⓒ해당 화장품 브랜드 홈페이지 캡처
코스메슈티컬(약용 화장품) 화장품 브랜드가 네이버 웹툰 ‘마음의 소리’와 협업한 콜라보레이션 제품에 “민낯을 보여주는 건 실례예요!” “못생긴 건 좀 괜찮아?” 등의 ‘여혐’ 문구가 담겨 있다. 해당 제품인 마음의 소리 조석 모이스처 에어쿠션(왼쪽), 마음의 소리 애봉이 아쿠아 마스크. ⓒ해당 화장품 브랜드 홈페이지 캡처

한 누리꾼은 버스에 붙은 ‘마음의 소리’ 화장품 광고 포스터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후 “민낯을 보이는 건 실례라는 말을 여성에게만 강요하는 속내의 더러움은 어디 예의인가”라고 꼬집었다. 누리꾼들은 “민낯을 보여주는 게 실례였다니. 집에 화장품 하나 없는 남자인 난 몰상식한 사람인가” “저런 화장품 공짜로 줘도 안 쓸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른 누리꾼들은 “화장품 회사들, 소비자 파악을 제대로 안 하는 듯” “남자들은 민낯으로 다녀도 아무 말 안 하면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화장을 강요하는 것은 일종의 코르셋”이라고 지적했다. 코르셋은 최근에 새로 생긴 페미니즘 용어로, 여성에게 가해지는 가부장적 억압과 사회적 시선을 뜻한다.

웹툰작가 조석은 지난해 ‘마음의 소리’ 940화에서 최악의 여성 조건으로 페미니즘을 꼽아 페미니즘 비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당 회에선 웹툰 속 주인공인 조석과 애봉이가 서로를 골탕먹이기 위해 최악의 지인을 소개해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애봉이는 발신자 차단을 해놨던 아는 언니 김상련을, 조석은 친척들조차 피하는 사촌인 조홍나를 선택한다.

조 작가는 김상련의 성격을 설명하는 장면에서 ‘명품 중독’ ‘남 탓’ ‘우울증’ ‘감정기복’ ‘우라늄 같은 위험한 여인’ 등과 ‘페미니즘’을 함께 나열했다. 조홍나는 ‘마마보이’ ‘폭력적’ ‘욕쟁이’ ‘스토커’ ‘플루토늄 같은 인간 쓰레기’ 등으로 표현됐다.

 

네이버 웹툰 ‘마음의 소리’ 940화 캡처. 조석 작가는 지난해 만화의 한 장면에서 최악의 여성 조건으로 페미니즘을 꼽아 페미니즘 비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네이버 웹툰 ‘마음의 소리’ 940화 캡처. 조석 작가는 지난해 만화의 한 장면에서 최악의 여성 조건으로 페미니즘을 꼽아 페미니즘 비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악의 여성 특징으로 페미니즘을 꼽은 것에 독자들은 불편함을 드러냈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이 아니라 양성평등을 뜻하는 말이다. (의미가) 왜곡되지 않았으면 한다” “요새 페미니즘이란 용어를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페미니즘은) 양성평등주의이지 여성우월주의도 남성혐오주의도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도 페미니즘을 ‘폭력적’ ‘스토커’ 등과 동급으로 놓고 비하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조 작가는 누리꾼들에게 항의를 받은 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삭제해 문제가 된 해당 장면을 수정했다.

 

조석 작가는 누리꾼들에게 항의를 받은 뒤 해당 장면에서 ‘페미니즘’을 삭제했다.
조석 작가는 누리꾼들에게 항의를 받은 뒤 해당 장면에서 ‘페미니즘’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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