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0-1 94년 미국의 전직 미식축구스타 OJ심슨이 전처와 그의 남자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법정풍경은 전미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사건의 본질인 가정폭력 문제에 덧붙여

검사로 인상적 활약을 펼친 마샤 클라크의 의상에 이르기까지 상업주의

색채가 더해진 온갖 가부장적 편견이 펼쳐졌다.사진은 변론에 대한

열띤 반박논고를 전개하는 클라크 검사.오른쪽 끝에 심슨의 모습이 보인

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40여년간 묶여있던 동성동본 금혼제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림으로써 국내 법조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여성과 법에 대한 칼럼을 쓰는 리타 헨리 젠슨이 미국의 페미니스트

격월간지 <미즈>에 ’96 최악의 판결 사례들을 기고한 글을 요약하여

살펴본다. 그는 성폭력, 자녀양육권, 가정폭력, 성희롱, 동성연애 등

에 관련된 판결사례들을 제시하면서 법조인들이 얼마나 가부장적 편

견에 사로잡혀 있는 지를 꼬집고 있다.

여성보호법은 없어도 되는 법률?

94년 9월 21일, 블랙스버그 소재 버지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 신입

생인 크리스티 블존캘러는 대학 축구선수 2명에 의해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학교당국은 그중 한명의 경기출전을 정지시켰지만, 그가

이에 거세게 항의하자 그 조치를 철회했다. 이에 피해 당사자인 블존

캘러는 연방법원에 그 축구선수와 학교당국을 연방차별법과 ‘여성조

례에 관한 위반’(VAWA)으로 고소했다.

이에 서부 버지니아 지방법원 잭슨 L. 키저 부장판사는 96년 7월 26

일 블존캘러의 모든 고소를 기각했다. 키저 판사는 “의회는 인류의

모든 죄악을 치유할 권한까지는 부여받지 못했다”는 판결문을 통해

VAWA가 위헌이며 의회가 여성 인권을 위협하는 범죄를 통제할 권위가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 현재 이 소송은 상급법원에 상소중이다.

강간은 극단적인 신체적 고통은 일으키지 않는다?

94년 6월 24일 자정쯤 레이날도 바스꿰즈 리베라는 공원 내 주차장

에서 여성을 마주치자 칼로 그 여성을 위협, 차 안에 밀어넣고 미리

계획된 해변으로 차를 몰고가 총으로 위협하여 강간했다는 혐의로 고

소당했다. 그는 연방 차량납치법에 의해 차량절도 15년형, 피해자가

외상이나 극심한 육체적 고통등의 ‘심각한 신체 상해’를 호소할 경

우 10년형으로 총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피의자는 자신은 그 피해여성이 그런 육체적 상처를 입을만큼

해를 입힐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고 주장했고, 96년 5월 21일 세명의

연방판사가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 중 한 사람인 프랭크 M. 코핀은 “비록 그 범죄행위가 수치스럽

고 가증스러우며 잔인무도할지라도 피의자가 극도로 고통받았다고 기

록된 증거는 없다… 단지 강간당한 사실을 입증했을 뿐이다”라고 판

결내렸다. 담당판사들중 한명이 이에 이의를 제기, 재낭독을 요구했

지만 기각당했다.

이 판결후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해 ‘차량납치 개정법’에 사인함

으로써 강간이 실제로는 극심한 육체고통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명확

히 했다.

정부관료의 강간은 시민권에 위반되지 않는다?

데이비드 W. 레니에는 테네시주 2개 지역 판사와 시장을 역임했던

인물. 그는 여성 19명의 시민권을 위반, 그중 5명에게 성폭행을 가했

다는 혐의로 고소됐다. 이 혐의중엔 그의 직무실에서 정보자료를 찾

는 한 여성을 두차례나 성폭행했다는 죄목도 포함된다. 25년형을 선

고받고 항소한 레니에는 일단은 패소했지만, 곧 이 사건을 담당한 연

방판사 15명중 9명이 레니에에 대한 기소장을 취하하고 그를 석방시

킬 것을 결정했다.

지난 해 1월 23일 법원은 레니에가 정부관료에 의한 성폭행은 여타

신체적 상해와 달리 연방정부의 시민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고 판결내렸다. 미합중국 대법원이 이를 통제한 적이 없었기때문이라

는 것이 그 이유.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여성죄수 수감시설은 남성죄수 수감시설보다 불량?

92년 콜럼비아주 지방법원은 여성죄수들을 연방감옥에 보내는 관행

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역 편의시설들이 6백명의 여성들을 수용키 위

해 재건축되었다. 이는 여성죄수들이 그들이 감옥에서 받는 처우가

남성죄수에 비해 월등히 떨어진다고 고소했기 때문. 이에 법원은 여

성 헌법권과 연방차별법에 근거해 남성죄수들이 더 다양하고 가치있

으며 짜임새 있는 수감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

다.

그런데 지난 해 8월 30일, 세명의 연방판사가 이 결정을 뒤엎었다.

여성죄수와 남성죄수의 환경은 여성죄수의 수가 훨씬 적을 뿐만 아니

라 종종 미혼모나 편모로서 남성죄수들에 비해 죄질이 덜 폭력적이기

에 그 둘의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 이유. 고로 성(gender)이

남녀에게 제공되는 프로그램의 차이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의 특별한 상황이 차이를 발생시킨다는 것. 무엇보다 남성죄수의

수가 여성죄수의 수를 훨씬 앞선다는 성편견에 근거한 다수 우선논리

가 적용됐다.

담당판사 제임스 L. 벅클리는 “가령, 스미드칼리지 등의 여대에 딸

을 맡긴 부모들이 스미드칼리지가 2천8백여명 여학생들에게 1천여 강

좌를 제공하는데 반해 하버드대는 6천6백여명 재학생들에게 그 3배수

의 강좌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알면 심히 놀랄 것이라는 이치와 같다

”고 해명. 이 문제는 현재 11명 판사들에게 이의가 제기되어 있다.

군은“묻지않으면 답하지 말라”는 자체규율을 동성애에 한해선 깰

수 있다?

95년 11월 18일 해군함대 주변 해변 바에서 홀로 있던 여성해군 에

이미 L. 반즈는 선배 남성장교가 추근거리자 퇴짜를 놓았다. 이에 격

분한 남성장교가 술을 끼얹고 그를 땅에 때려 눕혀 반즈는 상해를 입

게 되었고 해안경찰이 출동했다. 쌍방과실로 인정되어 반즈가 함대에

갇혀있는 동안 그가 레즈비언이란 풍문이 돌기 시작했다. 60여명의

동료 여성해군들이 심문받았고, 조사관들은 이 사태를 수습하는 유일

한 길은 반즈가 레즈비언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이

에 그는 입대전 한 여성과 가진 성행위를 인정하는 문서에 사인했다.

그러자 해군당국은 레즈비언이란 이유를 들어 반즈를 강제 제대시켰

다. 이에 반즈는 자백을 철회하고 해군당국을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6년 4월 26일 연방법원 이멧 G. 설리반 판사는 해군이 반즈를 내쫓는

것을 허용했다. 이 사건이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설리반 판사

가 중요한 법적 의문이 미해결인 채로 남아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사실.

즉, 군당국자들이 동성애에 대해서 ‘묻지않으면 답하지 말라’는

군대불문율을 깰 수 있느냐는 문제다. 해군 역시 반즈의 제대서류에

서 동성애에 관한 언급을 삭제하는 것에 동의했다.

유죄 살인범이 레즈비언보다 나은 부모?

95년 세 자녀의 어머니인 메리 프랭크 워드는 막내의 친부인 전남편

존에게 부가 아동양육비를 지불케 하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걸었다.

그러자 존은 워드의 자녀양육권 박탈을 청구했고, 재판은 메리와 그

의 큰딸이 레즈비언이고 둘다 한 집에서 그들의 연인과 동거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에 존이 그의 첫째 부인을 살해했다는 범죄는 완

전 무시되었고, 메리는 존에게 양육권을 빼앗겼다.

6년 8월 30일 플로리다주 상고법원은 자녀가 “메리의 가정에서 일어

나는 행위들로 반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 판결을 지지

했지만, 그 ‘행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워드는

현재 이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법원에 탄원중이다.

구타자는 잔꼭 수감될 필요는 없다?

95년 12월, 베니토 올리버는 그의 전 동거녀 갈리마 코마에 대한 3

건의 폭력사건으로 수감됐다. 그는 그달 27일 석방된 즉시 다시 체포

됐다. 이번엔 감옥에서 코마에게 협박전화를 했기 때문. 그는 또한

그의 개를 코마가 잘 돌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코마를 맞고소하기도

했다. 보석금은 7천5백 달러로 확정됐는데, 96년 1월 24일 이 사건을

인수받은 판사 로린 덕맨이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이 범죄로 인해

올리버는 충분히 수형기간을 거쳤다는 것. 덕맨은 오히려 ‘나는 그

개에 대해 알고 싶다’는 말로 사건을 호도하기까지 했다. 덕맨 판사

는 올리버의 보석금을 2천 달러로 감해주었다.

석방 3주만에 올리버는 보호명령을 위반하고 코마가 판매매니저로 있는

자동차 판매점에 접근하여 그를 권총으로 쏘아 살해했다. 이 사건은

뉴욕주의 법을 변화시켜 보호명령의 위반이(심지어 전자우편에 의한

것까지도) 중죄가 되는 결과를 낳았다.

임신한 10대에겐 사생활 보호권이 없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87년 미성년자들이 낙태를 할 경우 수술전 부모

의 허가동의서와 법원의 승인을 받을 것을 법으로 제정했다. 이에 건

강관련 종사자들은 이 법을 위헌이라 반대했고 법원도 이에 가세했

다. 그후 이는 캘리포니아주 최고법원에 회부되어 캘리포니아주법은

연방법보다 더 강력한 사생활 보호권을 부여하게 되었다.

瀏냄〉넵불구하고 96년 4월 4일, 캘리포니아주 최고법원은 판결을 뒤

집었다. 현재 담당판사중 2명이 은퇴했고 새 법원은 이 사건을 재심

중이다.

남녀가 평등하게 성희롱을 당해야 한다?

92년 새학기가 시작됐을 때, 텍사스주의 한 중학교 8학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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