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최근에 개봉한 영화를 보러갔다. 영화 시작시간은 오전 9시 40분. 입장은 상영시간 10분 전부터 가능하다. 9시 40분에 딱 맞춰 들어갔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렸으나 계속되는 것은 광고, 광고, 광고 퍼레이드였다. 그렇게 9시 50분까지 광고를 하고나서야 비로소 영화가 시작했고, 영화 보면서 먹으려고 사 온 팝콘은 광고를 보며 반 이상을 먹어 버렸다. 그런 팝콘 바닥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문득 억울함이 들기 시작했다.

영화 앞부분 놓치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9시 40분에 맞춰서 들어가기 위해 달려서 지하철을 탔고, 그 많은 계단을 뛰어올랐으며, 팝콘을 사며 혹시 시작 시간을 넘어서 들어가지 않을까 초조함을 느꼈다. 그렇게 고생한 결과 9시 40분에 착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광고가 계속됐고, 이 광고들을 보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달린 모습이 되었다. 왜 우리는 1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도 광고를 봐야할까?

이에 대해 영화관계자는 “영화 관람료 1만원으로 임대료나 인건비 등을 감당할 수 없는 구조라서 광고를 불가피하게 내보내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입장을 20분 전부터 받고, 정확히 영화가 시작하는 시간을 상영시간이라고 적어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엄연히 소비자들은 돈을 내고 영화를 보러 들어왔고, 광고를 보기위해 돈을 내고 들어오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익구조상 반드시 영화 상영할 때 광고를 넣어야 한다면, 적어도 상영시간에는 광고시간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든 소비자가 알 수 있게 광고해야 한다. 상영시간 10분 동안 광고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광고 10분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힘들게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야 티켓을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 티켓 하단에 작은 글씨로 ‘상영 시작 후 10분은 광고를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물론 영화를 많이 보러 다니는 사람의 경우 의례 상영시작 후 10분은 광고를 하니 여유롭게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랜만에 영화관 나들이는 간 소비자들은 영화관에 속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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