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범신 ⓒ뉴시스·여성신문
소설가 박범신 ⓒ뉴시스·여성신문

소설 『은교』를 쓴 유명작가 박범신이 술자리에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전직 출판 편집자의 폭로 트윗이 큰 충격과 파장을 불러 일으킨 가운데 해당 트윗에 언급된 방송작가 측이 반론을 제기했다.

반론이 나온 후 최초 고발자는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여성들을 폄하하고자 한 적이 없다”며 “권력형 성추행, 성희롱을 당한 같은 입장의 피해자라고 생각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초 고발에 대해 실명으로 비판한 방송작가 측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문제의 트윗에는 언급되지 않은 해당 프로그램을 집필한 작가라고 소개했다. 이어 “(성추행 주장이 제기된) 글에 오르내린 당사자는 성희롱이라고 느낀 적이 없었다”며 “방송작가가 아이템을 얻기 위해 성적 수치심을 견뎠다는 뉘앙스의 글은 방송작가 전체에 대한 모욕이고, 실제 이같은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글을 올리는 이유는 박 작가를 옹호하고자 함이 아니다. (최초 고발자는) 당시 박 작가의 언행이 불쾌한 성희롱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 그렇다면 본인 얘기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신의 짧은 글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소환된 사람들이 부당한 성희롱에 대해 항의나 분노조차 못하는-당신의 표현대로라면 ‘룸싸롱 종업원’과 다름이 없는-그 정도의 사람들인 것처럼 폄하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최초 고발자는 이후 트위터에 “박 작가에게 술을 따르고 (타자의 눈에) 공적인 관계에서 황당하게 보일 정도로 신체적 접촉을 하는 것이 전혀 기분나쁘지 않으셨을 줄은 몰랐다. 해당 작가의 의중을 짚어 기술한 데 대해 사과드린다”면서도 “방송작가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답변을 올렸다. 이 고발자는 “제가 폭로글에 대해 진술한 내용 중 일부에 대해 번복할 수는 없다. 거짓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또 “(반론 글에서 언급한) 항의와 분노는 여성이 약자인 사회에서 당연한 것이 아니라 용기를 쥐어짜고 뒤따를 불이익을 감수해야 표현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 고발자는 최초 트윗에서 “지금 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그 회사를 그만두었기 때문이고 다른 출판사에 다니지 않기 때문”이라며 “만약 내가 출판사에 몸담고 있다면 유명 작가의 성희롱을 이야기했다는 것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작가 당사자가 나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치지 않을까, 고용주들이 나를 꺼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절대 말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썼다.

 

 

박 작가는 성추행 폭로 주장이 나온 후 사과문을 트위터에 게재한 후 곧바로 삭제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박 작가는 22일 “스탕달이 그랬듯 ‘살았고 썼고 사랑하고’ 살았어요.. 오래 살아남은 것이 오욕~ 죄일지도.. 누군가 맘 상처 받았다면 나이 든 내 죄겠지요. 미안해요~”라고 남겼다. 박 작가는 다시 이 글 대신 ‘오래 살아남은 것이 오욕~ 죄일지도’라는 문장을 지우고 “스탕달이 그랬듯 ‘살았고 썼고 사랑하고’ 살았어요. 나로 인해. 누군가 맘 상처 받았다면 내 죄겠지요. 미안해요~”라고 수정된 글을 다시 올렸으나 이 역시 삭제했다.

앞서 박 작가의 수필집을 편집한 출판편집자라고 밝힌 최초 고발자는 박 작가가 대낮 술자리에 동석한 방송작가를 옆에 앉히고 “허벅지와 허리, 손을 주물거리며” 성적 접촉을 했으며 2명의 여성팬에게도 마찬가지로 “쉴새 없이 술을 따라달라고 하고 몸을 만졌다”​고 전했다. 또 출판사 편집자들의 신상정보를 꼬치꼬치 캐묻곤 ‘늙은 은교’ ‘젊은 은교’ ‘약병아리야. 먹지도 못하겠어’라고 불쾌한 성적 농담을 했다고 폭로했다. 『은교』는 박 작가가 2010년 출간한 베스트셀러로, 70세의 원로 시인 이적요와 17세 소녀 은교의 파격적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해당 자리에 있던 사람은 모두 8명으로 출판사 편집장과 대리, 최초 고발자, 막내 편집자, 박 작가의 여성팬 2명, 비슷한 시기에 방송을 탄 SBS 토크쇼의 방송작가 1명이었으며, 박 작가는 술자리의 유일한 남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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