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붙여준 별명이 ‘​소공녀’…​ 소통과 공감에 온힘

여성친화도시 인증 준비… 1동1도서관 사업 ‘​성과’​

고학력 경력단절여성 마을 방과후강사로 양성

“지난 2년 반 동안 교육, 복지, 일자리, 안전, 주민건강 등 5대 분야에서 방향을 잡고 주민들과 소통하며 씨앗을 뿌렸다면 앞으로는 열매를 맺고, 수확하는 시기가 될 겁니다.”

초선 구청장으로 반환점을 돈 김수영(52) 서울 양천구청장은 “주민들에게 약속한 로드맵을 차근차근 진행 중”이라고 자부했다. 예컨대 올해 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로 선정된 서부트럭터미널이나 임기 초부터 준비해 서울시와 한창 논의가 진행 중인 신정동 청소년문화시설은 임기 내에 사업 기반을 마련해 놓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엄마 구청장’이란 캐치프레이즈를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김 구청장은 그동안 교육 혁신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혁신교육지구로 선정된 후 다양한 사업 기반을 마련해 온힘을 쏟았다. 양천구 교육정책의 핵심목표 중 하나가 마을 속에서 행복한 소통, 공감, 참여 학교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민 중심의 촘촘한 그물망을 만들기 위한 복지 기반을 다지는데 힘써왔다. 김 구청장은 “조직개편,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구성 등 양천형 찾아가는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사회복지사와 방문간호사가 전진 배치된 일명 ‘양천형 찾아가는 복지’가 지역사회 곳곳에서 정착돼 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김수영 구정’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하자 그는 “주민들이 제게 소공녀라고 얘기한다”며 웃었다. “소공녀는 소통, 공감, 참여의 약자입니다. 주민들과 많이 소통하고 의견을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 게 매주 하는 행정구청장실 모습이예요. 또 1년에 두 번가량 주제를 정해 처음에는 만민공동회라는 형태로 주민 의견을 다 열어놓고 듣는 형태였다면 작년과 올해는 주제를 정해 토론회를 열고 있어요. 내년에는 여성친화도시를 주제로 하려고요.”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도시’를 지향하는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은 교육과 복지, 안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는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받아 다양한 사업을 학교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도시’를 지향하는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은 교육과 복지, 안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는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받아 다양한 사업을 학교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그는 서울지역에선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유일한 여성 구청장이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하며 세 차례 옥고를 치렀고 여성희망일터지원본부장, 민주당 여성리더십센터 부소장 등을 맡으며 내공을 쌓았다. 남편 이제학 전 양천구청장도 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서부지역 학생회연합 구성을 논의하다 인연을 맺은 남편과의 인연을 묻자 “연대 사업을 하다 연애 사업을 했다”며 파안대소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온 그에게 사람들은 처음에 ‘이제학의 아내’란 타이틀을 붙였다. 지금이야 이 전 구청장이 ‘김수영의 남편’이다. 그에게 여성 구청장이 뭐가 다르냐고 묻자 기자가 끼어들 틈도 없이 술술 말을 이어갔다.

“여성 구청장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더 가깝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심지어 동네 아줌마처럼 생각하신다니까요. 식당을 가더라도 ‘구청장님 오셨느냐’면서 어디에 쓰레기가 무단투기돼 있으니 치워달라든가 횡단보도 보안등이 고쳐달라거나 스스럼없이 한다는 건 지방차지가 생활정치의 영역으로 훌쩍 다가갔다는 의미죠.”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도시’를 지향하는 그가 교육과 복지, 안전에 공을 들이는 것은 당연지사다. 특히 강남, 서초 다음으로 교육열이 높은 지역 특성을 감안해 혁신교육지구 유치에 힘을 쏟았다. 올해는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받아 다양한 사업을 학교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이 여성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이 여성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마을 방과후강사 양성 과정을 통해 고학력 경력단절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어요. 이 과정을 마친 엄마들이 지역 도서관, 사회복지관, 자치회관 등에서 초등학생을 상대로 해누리마을방과후과정을 운영하고 있어요. 또 부모가 변해야 교육도 변합니다. 학부모 인문학 아카데미 같은 학부모 교육을 많이 하고 있어요.”

1동 1도서관 프로젝트도 주력 사업 중 하나다. 민선6기 이후 신축, 리모델링 등을 거쳐 크고 작은 13개의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김 구청장은 “작년 11월에 개관한 신정2동 공감쉼터 북카페형 작은도서관은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이뤄낸 결과물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며 “내년이면 재개발이 진행되는 한 개동을 제외한 17개동 전체가 지역에 마을도서관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임기 중 여성친화도시 인증을 준비하면서 ‘성평등 양천구’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양성평등 사회 실현의 의지를 담아 ‘GENDER EQUALITY 양성평등 양천’ 배지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관련 사업 참여자와 주민단체 임원들에게 배지를 배부하고, 주민들과 만나는 자리에 직접 하고 다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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