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에도 존재하는 '유리천장'...여성 수상자 5.5% 불과 

과학분야 차별 더욱 심각..."여성 차별 편견 견고

 

2016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 데이비드 사울리스 교수, 던컨 홀데인 교수, 마이클 코스털리츠 교수(상단 왼쪽부터)
2016노벨 화학상 수상자들. 장 피에르 소바주 교수, J 프레이저 스토다트 교수, 베르나르드 L 페린가 교수(하단 왼쪽부터). ⓒ뉴시스·여성신문
2016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 데이비드 사울리스 교수, 던컨 홀데인 교수, 마이클 코스털리츠 교수(상단 왼쪽부터) 2016노벨 화학상 수상자들. 장 피에르 소바주 교수, J 프레이저 스토다트 교수, 베르나르드 L 페린가 교수(하단 왼쪽부터). ⓒ뉴시스·여성신문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노벨상의 올해 수상자가 분야별로 발표되고 있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왕립과학아카데미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지난 3일부터 생리의학상에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 물리학상에 데이비드 사우러스 미국 워싱턴대 교수, 마이클 코스탈리츠 미 브라운대 교수, 던컨 홀데인 미 프린스턴대 교수를 각각 선정했다. 화학상에는 장피에르 소바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명예교수와 프레이저 스토더트 미 노스웨스턴대 명예교수, 베르나르트 페링하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교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평화상, 경제학상, 문학상 수상자는 오는 13일까지 공개될 예정이다.

노벨상은 권위와 명예의 상징이지만 한편으로는 기득권 남성들을 위한 잔치로 여겨지기도 한다. 노벨상 수여가 시작된 1901년부터 2015년까지 115년간 개인 870명과 기관 23곳에 상이 주어졌다. 이 중 여성 수상자는 48명으로 5.5%에 불과하다. 2016년 올해도 현재까지 발표된 7명 모두 남성이다.

2000년대 들어 여성 수상자가 늘어나면서 예전에 비해 기대감이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운 좋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09년에는 노벨상 수상자 13명 중 여성이 5명 선정되면서 역대 최다 여성 수상자가 나왔지만 2010년과 2012년에는 한 명도 없었다.

앞서 2004년에 12명 중 여성 3명이 수상했을 당시만 해도 노벨상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다음해 여성이 수상자가 전무해 노벨상심사위원회가 보수적으로 회귀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2005년 당시 스웨덴의 주요 일간지인 다겐스 뉘헤테르의 칼럼니스트 바르브로 헤드발은 노벨상 수상자 명단이 발표된 직후 “늙은 남성 클럽”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4일 경기 수원시 경기바이오센터에서 (주)아데나 박상희 차장이 화장품 원료 성분 분석을 위해 현미경으로 세포관찰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4일 경기 수원시 경기바이오센터에서 (주)아데나 박상희 차장이 화장품 원료 성분 분석을 위해 현미경으로 세포관찰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 수상자는 분야별로도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 총 48명 중 평화상 16명, 문학상 14명으로 월등히 많다. 반면 생리의학상은 11명이며, 화학상 4명, 물리학상 2명, 경제학상 1명으로 극소수에 머물렀다.

바르브로 헤드발은 또 노벨경제학상이 1969년 신설된 이후 2005년 당시까지 단 한명의 여성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한데 대해 “그렇다면 경제학 심사위원회가 단 한 번만이라도 여성에게 경제학상을 주려고 시도할 법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차기 회장인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여성의 노벨상 수상이 적은 데 대해 “특히 과학 분야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견고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노벨상을 물리학·화학상 등 두 번이나 수상한 마리 퀴리가 프랑스왕립과학아카데미의 입회를 거부당하면서 ‘전통이 그렇다’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 1666년 설립된 이곳은 1979년에야 여성에게 정회원 자격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특히 국내에서는 여성이 겪는 유리천장과 새는 파이프라인 현상이 더욱 심하다. 여성은 연구비도, 연구책임자의 수도 적다. 사회적 여건이 바뀌지 않으면 우수한 연구자로서 노벨상급에 올라가는 날은 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벨상은 기초과학을 평가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기초과학의 씨를 뿌려온 일본과 한국은 비교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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