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아태W위기경영포럼 강연

형용준 메이크위드 공동대표

“메이커는 1인 제조 기업”

‘메이커 운동’ 현재와 미래 강연

 

형용준 메이크위드 공동대표 ⓒ이정실 사진기자
형용준 메이크위드 공동대표 ⓒ이정실 사진기자

“메이커 운동은 4차 산업혁명, 인간을 이기는 인공지능 등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IT 기술과 그에 따른 변화의 흐름 속에서 개인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탐색하는 방안으로 등장했다.”

싸이월드 창업자로 유명한 형용준 메이크위드 공동대표는 9워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회 아태W위기경영포럼’에서 지속가능 경제와 지속가능 교육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강연했다.

메이커는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어 쓰는 사람이다. 옷이나 장난감, 가구, 화장품을 직접 만드는 DIY(Do It Yourself)를 넘어 로봇과 드론, 스마트워치 등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드는 메이커가 늘고 있다. 형 대표는 ‘디지털제조업의 생태계적 기반, 메이커 운동’ 강연에서 디지털 시대에 어떤 식으로 메이커가 될 수 있는지 설명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생산자가 될 수 있는 ‘메이커 운동’은 3D프린터, 레이저커터, CNC 등 디지털 기술과 도구의 대중화,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는 오픈소스 문화에 힘입어 활성화됐다. 일반 중·고등학생이나 기업인, 경력단절여성 등 누구나 오픈소스 하드웨어인 아두이노(Arduino)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 로봇 등을 만들어 내고 있다.

형 대표는 “선진국은 메이커를 1인 제조 기업으로 여긴다. 그러나 한국에선 메이커 운동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며 “메이커는 자기 앞에 높인 문제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남다른 시각으로 해결한다. 메이커 운동의 중요성을 같이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형 대표는 이날 발표에 앞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깜짝 춤을 선보여 청중을 놀라게 했다. 그는 “길게 진행되는 포럼에 졸릴까 봐 춤을 췄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정실 사진기자
형 대표는 이날 발표에 앞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깜짝 춤을 선보여 청중을 놀라게 했다. 그는 “길게 진행되는 포럼에 졸릴까 봐 춤을 췄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정실 사진기자

그는 대표적인 메이커로 미국의 14세 소년 슈밤 배너지의 사례를 소개했다. 배너지는 레고 조각을 토대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저가 점자프린터 ‘브레이고 랩스’를 만들었다. 이 제품은 컴퓨터 상의 문자 메시지나 인터넷 페이지를 점자로 바꿔주는 장치다. 베너지는 유사제품들이 2000~1만달러의 고가인 점을 감안해 350달러로 가격을 정했고, 글로벌 기업 인텔로부터 수십만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이 밖에도 재활용 골판지로 어린이 책걸상을 만든 사례와 난방의 구조적 비효율을 직접 사물인터넷 솔루션으로 풀어내 화제가 된 김규호씨 등의 사례를 통해 대량 독점 생산과 경쟁에 매몰된 사회에서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들고 소비하는 스마트 메이커들의 활약을 소개했다. 그는 “제품 설계도와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고, 자기가 만든 것을 플랫폼에 올리면 다른 사람이 의견을 보태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집단지성의 위력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중국은 5년 전부터 메이커 운동 붐이 일었고, 일본에선 로봇과 전자 분야에 특화된 메이커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형 대표는 “메이커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며 “기업은 메이커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개인은 1인 제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혁신에 있어 메이커 스페이스와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형 대표는 “혁신을 앞당기는 디자인 씽킹의 5단계는 공감하기, 문제도출, 솔루션, 시제품, 테스트”라며 “한국엔 손기술이 뛰어난 분들이 많은데 뭘 만들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공감하기와 문제도출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에선 제품을 만들어도 사업화는 꺼리는 분위기”라며 “기존의 제조업체나 서비스 업체가 사업을 대행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서비스와 제도 혁신을 위해. 기업은 4차 산업혁명 속의 생존을 위해, 개인은 혁신가가 되기 위해 디자인 씽킹을 실행해야 한다. 기업엔 최고의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회다. 비록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가 메이커 운동에 올곧게 동원된다면 붉은 악마처럼 뭉쳐서 더 빨리 진화할 수 있다. 행복한 나라를 만들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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