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아태W위기경영포럼 강연

국가 주도로 일상 ‘프로파일링’해

비지니스 모델 1000개 만들고

‘스마트 창업’ 지원하면 가능

 

조동성 인천대 총장이 9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회 아태W위기경영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조동성 인천대 총장이 9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회 아태W위기경영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만달러로 갈 수 있습니다. 불가능해보인다고요? 스마트화(Smart-ization)를 통해 가능합니다.”

조동성 인천대 총장은 9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회 아태W위기경영포럼에서 이 같이 단언했다. 2006년 1인당 GDP 2만달러를 돌파한 뒤 10년째 3만 달러 벽을 넘지 못하고 있지만, 스마트 선진국이 된다면 1인당 GDP 10만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의 경영그루’로 불리는 조 총장은 이날 ‘1인당 GDP 10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한국의 국가전략’을 주제로 포럼의 첫 문을 열었다. 그는 “위기를 위기로만 인식하고 위기극복에만 전념하는 사람은 멍청한 사람”이라며 “현명한 사람은 위기를 극복하면서도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칼을 갈고 비수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기가 보이지 않을 때 그 칼로 원하는 것을 잡아야 하며, ‘스마트’야 말로 기회를 잡기 위한 비수”고 강조했다.

조 총장은 선진국의 상징인 1인당 GDP 3만달러를 넘어선 4개국의 각기 다른 국가경쟁전략을 소개했다.

우선 일본은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과감한 양적 완화를 시행해 2015년 기준 1인당 GDP 3만2486달러를 달성했다. 독일은 4차 산업혁명을 핵심 키워드 삼아 4만997달러를, 미국은 자유방임 전략으로 5만5805달러를 기록했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진한 스위스는 8만675달러를 달성했다.

조 총장은 “이 4가지 국가경쟁전략 유형은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며 새로운 국가경쟁력전략으로 스마트화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우선 삶 전체를 프로파일링(profiling) 할 것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우리의 일상을 5분 단위로 구분해 독립적인 활동 1000개를 정리한 후 이를 온라인 프로그램을 바꾸자는 것이다. 여기서 도출된 1000개의 활동을 1000개의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고 이를 바로 창업으로 연결하자는 얘기다. 즉, 스마트창업(Smart Start-up)이다.

조 총장은 스마트화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국민 1인당 1스마트폰 보급을 꼽았다. 시장조사업체 TNS,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율은 91%에 이른 다.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 1위를 자랑한다. 하지만 스마트화를 위해선 스마트폰 보급율을 100%로 끌어올려야 한다. 17세 이상 모든 국민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본형 스마트폰 가격을 3만원대로 낮추고, 정부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 조 총장은 100만명에게 스마트폰을 보급하는데 3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동성 인천대 총장이 9월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회 아태W위기경영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조동성 인천대 총장이 9월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회 아태W위기경영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이정실 사진기자

프로파일링 기법을 통한 스마트창업으로는 먼저 창업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행정을 제공하는 ‘스마트정부’를 소개했다. 실제로 에스토니아는 12분 만에 창업하는 모델을 구현한 바 있다. 스마트창업의 또 다른 예시로는 공유경제,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소개했다.

조 총장은 “프로파일링 기법으로 발굴된 1000가지 비즈니스 모델 중 500개를 한국 창업자들이 시작해서 성공하면 연간 총 인건비는 2조달러, 총 이익은 1조 달러, 총 매출액은 5조 달러, 합계 시가 총액으로 25조달러에 해당한다”면서 “25조달러를 한국 인구인 5000만명으로 나누면 1인당 인건비 4만달러, 배당수익은 2만달러, 자산은 50만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국민이 기존 소득 2만7000달러에 이 액수를 포함하면 1인당 GDP 8만7000달러, 주식자산보유액 50만달러라는 성과를 올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총장은 “우리나라는 윤리경쟁력이 낮고 사전규제가 많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인구집약도가 세계 3위로 스마트화하기 적합한 국가”라며 “2002년 월드컵 때 붉은 악마처럼 세계 40위의 윤리경쟁력을 높이고 사전규제를 줄이는 등 국민과 정부가 스마트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9월 8일 인천대 총장으로 취임한 조 총장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딴 후 29세에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에 임용돼 서울대 사상 인문사회계 최연소 교수로 유명하다. 2014년 서울대에서 정년퇴임한 후에는 중국 장강경영대학원(CKGSB)에서 전임교수로 전략학을 가르쳤다. 경영학 분야 저서만 60권 이상 낸 그는 모 경제전문지로부터 ‘한국의 경영그루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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