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연구원 주최 특별강연

4차 산업혁명의 발판은 ‘교육’

지금의 수능으로는 인재 못키워

학생들 창의력 높이려면

평가 방식부터 바뀌어야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특별 강연에서 “4차 산업혁명이 무엇보다 일자리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교육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경제연구원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특별 강연에서 “4차 산업혁명이 무엇보다 일자리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교육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경제연구원

“현재진행형인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사물인터넷(IoT)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전 세계 7살 어린이의 65%는 지금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교육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다.”

김도연 포스텍(포항공과대) 총장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우리의 준비는?’을 주제로 강단에 선 김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이 무엇보다 일자리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교육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서울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석사학위를, 1979년 프랑스 블레즈파스칼대(클레르몽페랑 제1대학교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각각 받은 재료공학과 무기재료공학 분야 전문가다. 미국 세라믹학회 석학회원인 김 총장은 서울대 공과대학장, 초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울산대 총장, 국가과학기술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부터 포스텍을 이끌고 있는 김 총장은 이날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며 “특히 창의력이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려면 획일적인 사고가 우려되는 지금의 교육에서 벗어나고 틀에 박힌 평가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김 총장은 “기대수명이 100세, 120세까지 늘어나면서 일해야 하는 시간도 늘어났다”며 “100세까지 일할 때 중요한 게 창의력인데 지금 우리 교육으로는 절대 안된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학생을 평가하는 방법이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오지선다 형식의 객관식 시험으로 성적순으로 줄세우는 평가 방식은 “창의력을 기르는 측면에서 최악”이라며 프랑스의 논술형 대학입학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바칼로레아는 풍부한 독서를 통해 폭넓은 사고력과 지식을 고루 평가할 수 있는 평가 방식으로 꼽힌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특별강연에서 “100세까지 일할 때 중요한 게 창의력인데 지금 우리 교육으로는 절대 안된다. 특히 학생을 평가하는 방법이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세계경제연구원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특별강연에서 “100세까지 일할 때 중요한 게 창의력인데 지금 우리 교육으로는 절대 안된다. 특히 학생을 평가하는 방법이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세계경제연구원

김 총장은 “주관식 시험에서 같은 답을 썼어도 어떤 경우는 9점, 어떤 경우는 8점이 나올 수 있는데 우리 사회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서로를 믿을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급변하는 사회에선 재료공학, 기계공학, 경제학 등 특정 학문만을 배우는 게 아니라 학문간 융합을 통해 전공 공부뿐 아니라 다양한 학문을 접하고 인문학 소양도 길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스텍이 모든 신입생을 학과 구분 없이 단일계열(무학과)로 선발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포스텍은 2018학년도부터 모든 신입생을 학과 구분 없이 단일계열(무학과)로 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까지는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서 300명의 정원 중 10개 학과에서 230명, 단일계열로 70명을 뽑는데, 내년 입시부터는 전부 단일계열로만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신입생이 입학해 1년간 다양한 학과를 접하면서 진로를 충분히 고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김 총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8년간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에 집중 투자한 반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교육에 대한 관심은 미흡하다”며 “산업혁명을 이끈 과학기술을 중시하고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우리의 숙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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