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책연구원 ‘정책레시피’

성폭력 피해자 95% 여성

 

성폭력 발생건수 및 검거율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폭력 발생건수 및 검거율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폭력 범죄가 10년째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성폭력을 4대 악으로 규정하고 근절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피해자 대부분은 여성이었고,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은 10~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재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별영향평가·통계센터장은 최근 발행한 ‘정책레시피’를 통해 대검찰청, 통계청 등 통계를 재분석해 한국 여성에 대한 폭력과 안전 수준을 진단했다.

먼저 2014년 기준 검찰, 경찰, 특별사법경찰 등 수사기관이 보고한 성폭력 발생건수는 2만9863건으로, 2005년 이래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1만1757건이었던 성폭력 발생건수는 2009년 1만6156건, 2011년 2만2034건, 2013년 2만6919건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하지만 성폭력 범죄의 암수(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범죄)율이 87.5%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성폭력 범죄는 6배 이상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 ‘범죄피해율과 공식범죄발생률간의 비교분석’).

성폭력 범죄는 밤 시간대에 가장 많이 발생했지만, 범죄의 26% 가량은 오후 시간대에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검찰청이 발표한 2015년 범죄분석 자료에서 성폭력 발생시간대를 살펴보면, 밤 10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 9179건(30.7%)이 발생했다. 다음으로 성폭력이 많이 발생한 시간대는 오후 12~5시 대로 5383건(18.8%), 오후 6~8시 사이에도 2415건(8.1%)이 발생했다. 2010년과 비교하면 오전, 오후, 저녁 시간대 성폭력 발생 비중이 높아지고, 밤·새벽·아침 시간대의 비중은 소폭 하락했다.

 

연령별 여성 성폭력 피해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령별 여성 성폭력 피해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폭력 수사는 대부분 피해자의 신고나 고소, 고발로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범으로 잡혀 시작되는 경우는 19.0%에 불과했고, 범죄의 47.6%는 피해자의 신고, 고소, 고발로 시작됐다. 33.5%는 불신검문, 탐문정보, 여죄 등으로 인해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과 2015년을 비교하면 현행범으로 잡혀 수사가 시작된 경우와 불신검문, 탐문정보 등 미신고에 의해 시작된 경우는 각각 2223건과 6033건으로 증가했다. 반면, 신고에 의해 수사가 시작된 경우는 오히려 454건 감소했다.

성폭력 피해자수는 2014년 기준 2만8504명이었다. 2010년 1만8560명에 비해 1.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피해자의 95.2%는 여자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1~30세의 피해자가 9673명으로 33.9%, 뒤 이어 16~20세가 5798명으로 10~20대 여성이 54.2%로 과반을 넘겼다. 31~40세는 3124명, 41~50세 2178명이었다.

2010년과 비교하면 7~12세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 피해자 규모가 증가했다.

연령별 여성 피해자는 2010년 대비 21~30세 여성이 3292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16~20세(1639명), 31~40세(1070명)에서 1000명 이상 증가했다. 7~12세 여성 피해자는 2010년 대비 53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20세 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의 2014년 ‘법무부 여성통계’와 대검찰청(2006~2015) ‘범죄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13∼20세 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는 2005년 2191건에서 2013년 8719건으로 4배 가량 증가했다. 단, 2014년은 8322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 역시 피해자 대다수가 여성이었다. 2014년 기준 13~20세 청소년 피해자의 94.8%(7968명)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도 마찬가지다. 대검찰청 2015년 ‘범죄분석’을 보면 2005년 713건에서 2014년 1,208건으로 약 1.7배 증가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강제추행이 78.3%, 강간·간음이 12.1%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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