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여성 최고위원직에 양향자(오른쪽)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된 가운데 유은혜 후보와 양 후보가 두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여성 최고위원직에 양향자(오른쪽)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된 가운데 유은혜 후보와 양 후보가 두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에서 현역 재선인 유은혜 의원이 ‘원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에게 밀려 여성 최고위원직(전국여성위원장)에 낙선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4·13 총선 당시 광주서을에 전략공천됐으나 낙선한 양 전 상무는 정계 입문 1년도 안 된 정치 신인인 데다 원외 인사여서 최고위원 출마 자체가 의외라는 평가도 많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선거 결과는 그의 승리였다.

전대에서 당대표 선출만큼 최고위원을 겸임하는 여성위원장 경쟁은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양 전 상무는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했던 인사다. 문 전 대표의 복심으로 통해온 최재성 전 의원이 양 전 상무의 최고위원 출마를 설득하고 지원하자 친문(친문재인) 손혜원 의원이 유 의원을 도우면서 과열 양상을 보였다. 

양 전 상무가 최고위원에 당선된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도 당선을 둘러싼 논전이 한창이다. 몇몇 여성 정치인의 이름을 거명하며 유 의원의 낙선 이유를 들먹이는 이들도 있었다. “(여성 최고위원은) 현역 여성 의원들의 협조가 아주 중요한데 텃세만 안 부려도 다행” “양향자는 유은혜를 이긴 게 아니라 더민주의 거대한 기득권의 벽을 깬 것이다. 그래서 타의에 의해 정치적 체급이 전국구가 된 것” 등의 글이 리트윗되며 호응을 얻었다. 또 한편에선 “내년 대선을 위해 지금은 양향자의 목소리가 조금 더 커야겠다는 판단이 있었을 뿐 유 의원의 가치와 역량을 낮게 평가한 것은 아니다”라는 글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양 최고위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47.63%를 얻어 52.38%의 유 의원에게 밀렸으나 권리당원 투표에서 66.54%를 얻어 유 의원(33.46%)를 더블스코어 차로 앞서며 승리했다.

유 의원은 ‘현역 프리미엄’에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계로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경력을 앞세워 여성 최고위원을 노렸으나 친문 성향이 강한 온라인 권리당원들의 마음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

양 최고위원은 여성 최고위원에 도전하면서 ‘양향자를 사용하십시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표심 잡기에 나서 성공했다. 그는 삼성전자 최초로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선거 과정에선 “고졸 직원에서 대기업 임원으로, 워킹맘에서 더불어민주당 여성정치인으로, 이제는 지난 총선의 상처를 딛고 여성 최고위원이 되겠다”며 구애를 펼쳤다.

양 최고위원은 당선 후 SNS에 올린 글에서 “나의 승리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이자 당원 여러분의 승리”라며 “쉬지 않고 집권을 위해 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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