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24~26일 제주도서 열려

‘세상을 바꾸는 희망에너지 일·가정 양립, 코윈이 동참합니다!’

강은희 여가부 장관·원희룡 제주지사·한인 여성리더 550여 명 등 참석

제주 해녀 문화, ‘일·가정 양립’과 ‘돌봄 공동체’ 사례로 조명

 

2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6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2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6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제16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 Korean Women's International Network) 대회가 24일 제주특별자치도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개막했다.

KOWIN은 국내외 기업·교육·문화·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 중인 한인 여성들의 네트워킹 허브다. 여성가족부가 제주특별자치도와 공동 개최하고 세계한민족여성재단이 후원하는 행사다. 올해 주제는 ‘세상을 바꾸는 희망에너지 일·가정 양립, 코윈이 동참합니다!’이다. 

이날 개막식엔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국회 여성가족위원장), 새누리당 윤정필·임이자 의원(여가위 소속) 등이 참석했다. 애보트 시카고 본사 진단시약 수석연구원이자 재미한인과학 기술자협회 부회장을 역임한 구애서(에스더 양) 씨, 호주 지역 여성 기업인이자 아시아인 최초로 뉴사우스웨일즈 주정부의 ‘올해의 NSW 여성상’을 받은 이숙진 제마이홀딩스 대표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여성 리더 550여명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영상 축사를 통해 “우리 이민사가 100여 년을 넘어서고 재외동포 700만 시대를 맞기까지, 한인 여성들은 한인 공동체를 일구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빠듯한 살림을 아껴 모국을 돕는 데도 힘썼다”며 “(참석자들이) 앞으로도 거주국과 한국을 연결하는 민간외교의 첨병이 되어 주시길,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서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박 대통령은 “일·가정 양립은 여성 인력의 활용을 높여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참석자들에게 “정부의 일·가정 양립 정책에 힘을 보태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축사에서 “여성이 편견과 유리천장 앞에서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잘못된 관행과 인식을 바꾸고, 경력단절 없이 일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지금 세계는 4차 혁명이라는 역사적 대전환을 맞았다”며 “여성이 사회 곳곳에서 제 몫을 다 할 수 있을 때, 여성의 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돼 대한민국의 새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도지사는 “제주는 원래 양성평등이 강한 섬”이라며 “(양성평등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 일·가정 양립 정책 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양성평등을 구체화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적 흐름이자 국가적 정책인 양성평등 사업에 제주도가 앞서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24일 제주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6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에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4일 제주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6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에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남인순 의원은 “이번 대회가 여성의 섬, 평화의 섬 제주에서 열려 뜻깊게 생각한다”며 “제주의 상징인 해녀들은 끈질긴 생명력과 강인한 개척 정신으로 일·가정 양립뿐 아니라 제주 경제의 주역을 맡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쉽게도 한국 여성의 지위가 아직은 많이 불평등하다”며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국가대표’다. 전 세계에서 여성 특유의 강인하면서도 섬세한 능력을 발휘해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형준 명지대 교수가 ‘성평등 국가는 시대정신이다 : 양성평등 패러다임을 디자인하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한국 사회가 진보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소통과 설득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양성평등이 이뤄지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설득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의 성평등 운동 참여를 촉구하는 히포시(HeForShe) 운동도 소개했다.

올해는 특별히 ‘바다의 딸, 21세기를 살아낸 제주해녀’ 세션도 마련됐다. 제주 해녀 문화를 일·가정 양립의 대표적 사례로 주목하고, 해녀문화 보존·전승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자리였다. 해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물숨’ 상영에 이어 10대~80대에 이르는 실제 해녀들이 출연한 연극 ‘오래된 미래, 제주해녀’가 무대에 올랐다. 제주도는 올 하반기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24일 제주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6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에서 실제 제주 해녀들이 직접 연극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4일 제주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6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에서 실제 제주 해녀들이 직접 연극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조한혜정 전 연세대 교수는 “해녀들에겐 ‘소통과 상승의 원리’, 바다가 오염되지 않도록 계속 관리하는 ‘돌봄의 정신’이 있다”며 “바다 오염과 기후변화로 다음 세대가 제대로 세상을 살 수 있을지 우려되는 때에, (해녀의 문화와 정신이) 전환과 연대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참가자들이 ▲저출산 해소 ▲고용 ▲복지 ▲환경별로 각국의 사례를 소개하고, 양성평등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방안을 모색하는 ‘글로벌여성리더포럼’이 열렸다. 

행사 둘째날인 25일, 참가자들은 △경제 △문화 △사회 △공공 △과학·기술 분야 등 각 활동 분야별 네트워킹을 했다. 오후엔 제주돌문화 공원, 곶자왈도립공원 등 지역 명소를 방문했다.

이날 폐회식에서 원희룡 도지사는 '2016 여성정책 제주선언문'을 선포하고 ▲개인과 돌봄 공동체, 지역 사회와 지자체, 국가와 지구촌 각 사회에서 상생사회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부단히 이뤄져야 하며 제주는 이 노력에 앞장설 것 ▲여성들이 솔선해서 현 시대의 난제들을 풀어냄으로써 후손들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남겨줄 것 ▲실질적 양성평등을 이뤄냄으로써 제주도가 후손들에게 명실 공히 상생과 돌봄의 생태도시, 그리고 글로벌 시대를 선도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로 태어날 것을 약속했다.

원 도지사는 “이번 선언을 계기로 돌봄과 상생의 가치가 확산되고, 행복한 지구촌 문화를 만드는 데 한민족 여성 모두의 지지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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