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장훈 진상규명분과장과 함께 사생결단 단식을 5일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지 방문을 온 노동자연대학생그룹,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함께 자리를 함께 했다. ⓒ유경근 페이스북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장훈 진상규명분과장과 함께 사생결단 단식을 5일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지 방문을 온 노동자연대학생그룹,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함께 자리를 함께 했다. ⓒ유경근 페이스북

서울의 수은주가 36.5도를 기록해 올 들어 가장 더웠던 21일,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유예은양 아빠 유경근(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씨가 무기한 단식 5일째를 맞았다. 유 위원장은 지난 17일부터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에서 단식농성을 진행 중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여러 차례 단식농성을 했지만 이번 단식은 여느 때와 다르다. 그 자신도 ‘사생결단식’이라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생결단식이란 ‘사생결단을 내기 위한 단식’이라는 의미다.

유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모두가 효소를 먹어야 오래 버틸 수 있다고 권유했지만 그러지 않겠다고 했다. 정말 죽어나가야 눈 하나라도 꿈쩍 할 것 같아서 그랬다”며 “장훈 진상규명분과장과 오직 물만 마시며 버티고 있다”고 썼다.

그는 사생결단식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향한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유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사생결단 단식이지만 직접적으로는 야3당 공조를 하겠다고 거듭 약속해놓고 한편으로는 말도 안되는 여당의 주장만 수용하는 무책임한 야합을 한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20대 국회를 여소야대로 만들어 준 국민의 명령을 지체없이 이행할 때까지 사생결단을 내는 심정으로 단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명예교실 이전이 시작된 20일 오후 경기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유가족과 봉사자들이 유품을 임시 명예교실 자리에 내려놓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세월호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명예교실 이전이 시작된 20일 오후 경기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유가족과 봉사자들이 유품을 임시 명예교실 자리에 내려놓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유 위원장은 20대 국회가 8월 임시국회에서 지체 없이 특별법을 개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가 법이 보장한 기간은 물론 그동안 실질적인 조사를 할 수 없었던 기간까지 더해서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하고, 특히 세월호 선체조사를 당연히 맡아서 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개정하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회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서라도 특조위가 요청한 특검을 즉시 의결, 발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위원장은 “19대 국회의 여야가 우리에게 수사권과 기소권 대신 특검을 하겠다고 했던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시선을 끌기 위한 이벤트로 사생결단식을 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하는 것”이라며 “호기있게 사생결단식이라는 표현을 했지만 사실 많이 두렵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2년 전과는 건강이 확연히 달라졌고 장기간 단식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이미 경험해봤기 때문이지만 두 야당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침몰시키는 데 정부여당 못지않은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걱정했다.

유 위원장은 “솔직히 힘이 많이 든다”며 “단식 사흘째부터 급격히 기운이 떨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짜증이 늘었다. 머리도 내내 지끈거린다. 광화문역 화장실도 참다참다 몰아서 다니고 있다. 혈압약과 당뇨약을 먹어야 하는 장훈 분과장은 무릎수술을 하고 목발을 짚은 채 단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야당이 피해자와 국민의 희망으로 나설 때까지 절대로 쓰러지지 말고 버텨달라고 응원해달라. 두 야당이 확답을 내놓을 때까지 절대로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 죽어서 할 수 있다면 기꺼이, 기쁘게 죽겠다”며 국민의 응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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