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 범죄’ 다루면서 2차 가해하는 언론

뿌리 깊은 여혐 문화·구조 바꿀 생각 없이

공중 화장실 대책 내놓은 정부와 경찰

이젠 온라인 넘어 오프라인까지 여혐 만연

 

여성신문 인터랙티브 뉴스 ‘그날, 나는 살해당했다’ ⓒ여성신문
여성신문 인터랙티브 뉴스 ‘그날, 나는 살해당했다’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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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내시경녀’(대장내시경 검진 중 여성 고객들을 성추행한 의사가 구속된 사건)

‘트렁크녀’(납치 살해된 뒤 자동차 트렁크에서 시체로 발견된 여성)

‘나영이 사건’(조두순의 아동성폭행 사건)

주요 언론을 비롯한 미디어가 남성 가해자보다 여성 피해자를 부각하면서 이름 붙인 것들입니다. 강력범죄 사건 기사에서는 여성만 성별을 표기하고 여성이 기부나 정의로운 일을 한 기사에선 ‘개념녀’라고 호명합니다. 언론들이 젠더의식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일상의 여성 혐오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에 대한 보도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몇몇 TV 뉴스는 사건 발생 장소에 남아있는 핏자국을 클로즈업하고 피해 여성의 친구가 충격에 몸을 못 가누는 폐쇄회로(CC)TV를 반복 재생했습니다. 들것에 실려 가는 피해자의 모습까지 무분별하게 내보낸 곳도 있습니다.

사건 초기였지만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 가능성이 높은 강력범죄에 대해 보도하면서 여성들에게 공포를 심어 주기에 충분한 영상을 내보낸 것입니다. 나아가 이런 영상을 내보낸 것은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을 향한 2차 가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언론뿐만이 아닙니다. 개그 프로그램,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영화, 광고에서 아주 쉽게 여성 혐오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성 혐오 없으면 방송을 못 만드냐’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정부와 경찰, 검찰은 남녀 화장실 분리와 가해자 처벌 등 사후조치 강화 대책을 중심으로 한 ‘여성대상 강력 범죄 및 동기 없는 범죄 종합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일상에 퍼져있는 여성 혐오 현황과 해결 방안에 대해 고민은 해 본 것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여성신문은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젠더의식 없는 언론과 여성 혐오가 판치는 방송 프로그램 등 일상에 만연한 여성 혐오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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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나 기자 (lhn21@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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