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주간 세계연대집회 겸 제1243차 정기 수요시위

김복동 할머니, 화해·치유 재단 운영 중단 요구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43차 정기 수요시위 및 제4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변지은 기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43차 정기 수요시위 및 제4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변지은 기자

 “우리가 돈에 환장한 줄 아는가?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없이는 어떠한 돈도 필요 없다”

지난 10일 제4차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세계연대집회를 겸해 대규모로 열린 제1243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단상에 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목소리가 일본대사관을 향해 울려퍼졌다.

시위가 열린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현장에는 평소의 10배는 넘는 2300여 명(경찰 추산)의 시민이 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로(종로구 율곡로2길)를 가득 메웠다. 경찰은 원활한 시위 진행을 위해 이날 시위가 열리는 평화로의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폴리스라인도 넓게 쳤다.

위안부 기림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피해 증언을 한 날인 1991년 8월 14일을 기념코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제정한 주간이다.

김복동 할머니는 25년 전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증언한 자리에 마련된 단상에 올라 일본과 한국 정부를 질타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43차 정기 수요시위 및 제4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에 참석해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변지은 기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43차 정기 수요시위 및 제4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에 참석해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변지은 기자

김 할머니는 “한국 정부는 왜 (우리가) 싫다는 일을 자꾸 하는지 모르겠다”며 “자기네들이 위안부를 다녀온 것도 아니고 얼마나 할머니들을 무시하면 그러겠는가”라며 정부가 주도해 출범한 화해·치유 재단 설립을 취소하고 운영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김 할머니는 이어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는 일본 정부에 대해서도 “왜 걸핏하면 소녀상을 걸고넘어지느냐”며 “우리 국민이 직접 평화를 원한다는 상징으로 세운 것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물론이고 한국 정부도 마음대로 옮길 수 없다. 일본은 아직도 식민지 시대인 줄 아는가 보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 아베 총리를 향해서는 “당신이 직접 나서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정부가 한 일이라는 것을 공식 인정하고 우리에게 법적으로 사죄하라”며 “우리가 돈에 환장한 줄 아는가?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없이는 어떠한 돈도 필요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43차 정기 수요시위 및 제4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평화의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변지은 기자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43차 정기 수요시위 및 제4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평화의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변지은 기자

이날 수요시위 현장에는 방학을 맞아 단체로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경기 광명시 구름산초등학교 6학년 김시환 학생은 “잘못하면 사과하는 것은 유치원에서부터 배우는 것인데, 위안부와 같은 악행을 저지르고도 사과하지 않는 일본 정부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만약 일본 정부가 몰라서 사죄를 안 한다면 어리석은 것이고, 알고도 안 한다면 부끄러운 것이다. 일본은 지금이라도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역사 속에서 부끄럽거나 어리석은 나라로 남지 말기를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경기 남양주 덕소고등학교 2학년 김준민 학생은 “수요시위는 가족들과 함께 초등학교 때부터 참가해왔지만, 오늘은 교내 역사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와 더욱 의미가 깊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주관한 이 날 수요시위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평화비전국연대, 한국여성민우회, 서울겨레하나, 십대여성인권센터,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무원노조 등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참가해 화해·치유재단 운영 중단을 요구했다.

2016 제4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주산 세계행동은 이날 수요시위 외에도 지난 6일 호주 시드니 한인회관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부터 시작해서 20일 경기 시흥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울산 토요집회 등 세계 10개국 47개 도시에서 차례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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