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4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화해와 치유 재단’ 설립을 강행하는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변지은 기자
20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4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화해와 치유 재단’ 설립을 강행하는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변지은 기자

정부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개별 접촉하면서 28일 출범하는 ‘화해와 치유 재단’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점심을 대접할테니 나와달라’ ‘28일에 돈이 나오니 받으러 발족식에 나오라’고 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대해 실무 부처인 여성가족부는 24일 밤10시50분께 해명 자료를 내고 “피해자 할머니에게 7월말 발족 예정인 ‘일본군 위안부 재단’의 설립 취지를 설명 드리고, 피해자 할머니들의 발족식 참석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드렸던 것”이라며 “돈 지급에 관한 이야기는 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따르면 20일부터 22일 사이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외교부로부터 정확한 행사의 목적이나 취지를 듣지 못한 채 ‘다음주 수요일 점심식사 자리에 모셔서 점심대접하고 싶다고 나와달라’는 요청을 받거나 여가부로부터 ‘28일에 돈이 나오니 받으러 발족식에 나오시라’는 등의 말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대협에 전화를 받은 사실을 알려온 일부 할머니가 “몸이 아파서 나갈 수 없다. 그냥 통장으로 넣어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여가부 관계자는 “본인이 오셔야 한다. 아프면 모시러 가겠다”고 말했다고 정대협은 주장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제시대에 여성들을 끌고 갈때 ‘돈 벌려면 나 따라와’ ‘캬라멜 먹고싶지, 나 따라와’ ‘공부하고 싶다했지? 나 따라와’ 하던 모습이 재현되는듯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여가부가 사무실에 전화해서 할머니들께 직접 나와야 돈을 받는다곤 하지 않았다며 와전됐다고 하는데, 할머니는 기억도 말씀도 아주 정확한 것만 이야기하는 분”이라며 “남 욕도 추측도 안 하는 분이다. 무엇보다 할머니가 왜 ‘통장으로 주면 안 되는 거냐’고 다시 물었겠느냐. 그런 말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대협은 이와관련, 25일 오전11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정대협은 “정부가 12·28 합의 반대와 무효화의 목소리에 아랑곳 않고 불통과 독단으로 28일 ‘화해와 치유 재단’ 설립을 강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과 가족에게 재단 발족식이라 설명하지 않고 '점심을 대접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참석을 종용하고 압박하는 행태마저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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