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앵커 출신의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론인이 존경받는 사회 환경을 만들고 싶어 국회에 들어왔는데 막상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일하다보니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더라”며 자신이 ‘저출산 덕후(능력자·마니아)’라는 별칭을 얻게 된 과정을 들려줬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MBC 앵커 출신의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론인이 존경받는 사회 환경을 만들고 싶어 국회에 들어왔는데 막상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일하다보니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더라”며 자신이 ‘저출산 덕후(능력자·마니아)’라는 별칭을 얻게 된 과정을 들려줬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저출산 해소에 10년간 152조 투입

그래도 인구 절벽 못 막다니…

인구 투자를 정책 기조로 삼아야”

 

앵커 출신으로 미디어법 반대 투쟁

MBC 보도국장 해임된 후 여의도로

‘랜선 효녀’ 둔 통합 전문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재선 박광온(59·경기 수원정) 의원이 저출산 입법에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MBC 앵커 출신으로 방송 장악을 위한 악법인 ‘미디어법’ 반대 투쟁에 앞장서다 보도국장에서 해임된 그는 2014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 지난 4·13총선에서 재선의 영예를 안았다.

박 의원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이명박 정부는 언론을 기업으로 보고 무력화시키고 싶어 했다. 언론인이 존경받는 사회 환경을 만들고 싶어 국회에 들어왔는데 막상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일하다보니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더라”며 자신이 ‘저출산 덕후(능력자·마니아)’라는 별칭을 얻게 된 과정을 들려줬다. 박 의원은 국회에 입성한 후 1년7개월간 40개 법안을 대표발의했고, 이 중 25개 법안이 저출산 해결 방안을 담아 주목을 받았다.

박 의원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가 없다. 개개인의 미래도 없다는 의미”라며 “19대 국회에서 일부 법안은 통과됐고, 일부는 정부 저출산 정책에 반영됐지만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 저출산이 양극화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더민주 국민연금 공공투자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 총선 당시 더민주가 경제민주화 1호 공약으로 제시한 ‘국민연금 공공투자’ 정책 추진을 위해 국민연금법과 국채법을 대표발의했다. 더민주는 이를 당론으로 지정해 당 차원에서 법안 통과를 강력히 추진할 예정이다.

“국민연금기금은 2040년까지 약 2500조원이 적립되는데 이는 GDP의 약 53% 수준으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사례다. 경제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쌓인 연기금이 채권, 주식 등 금융 자산에 과투자돼 금융 시장의 건전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2040년 2500조에 이르는 연기금이 17년 안에 고갈되면 금융과 부동산 시장 폭락 등 실물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예상된다. 국민안심채권을 통해 기금을 임대주택에 투자하면 현재 국고채 기준으로 약 2%대인 국민연금 수익률보다 높은 평균 약 4%의 수익률이 가능하다.”

박 의원은 국민연금 양육 크레디트 도입 등 ‘인구투자 패키지법’ 5건을 대표발의한데 이어 분야별 인구투자 패키지법을 계속 발의할 예정이다. 난임 치료 휴가제 도입을 비롯해 난임 치료 비용을 건강보험에서 적용하고, 난임 부부에 대한 심리 치료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도 내놨다.

양육 크레디트는 자녀당 3년(36개월)을 연금납부 기간으로 인정한다. 첫 자녀부터 적용되며, 혜택 기간에 대한 한도 제한이 없다. 예컨대 자녀 3명을 출산한다면 9년의 혜택이 주어지는 방식이다. 박 의원은 “정부가 10년간 저출산 해소 명목으로 무려 152조원을 투입했지만 인구 절벽을 막지 못했다”며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성장을 포기하는 나라로 전락할 수 있다. 인구 투자를 정부의 정책 기조로 삼아 사회경제 정책을 대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 재보궐 선거 당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외동딸은 ‘랜선효녀’로 불리며 SNS상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박 의원은 “방목형 교육을 했다. 사실 햇빛과 공기, 수분만 있으면 식물은 잘 자라나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14년 재보궐 선거 당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외동딸은 ‘랜선효녀’로 불리며 SNS상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박 의원은 “방목형 교육을 했다. 사실 햇빛과 공기, 수분만 있으면 식물은 잘 자라나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박 의원은 “친누님 중 한 명이 난임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다”며 “출산 의지를 가진 이들은 국가가 지원해서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구에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사는데 이들의 ‘출산 고민’을 누구보다 절실히 느낀다”며 “아이를 낳으면 직장을 포기하거나 아예 출산까지 미루는 여성들을 보니 안쓰럽고 안타깝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사회가 제대로 대우해야 한다”는 철학을 들려줬다. “제가 8남매 중 막내다. 어머니가 마흔다섯살에 나를 낳으셨다. 어머니의 교육이 내 인성을 결정지었다. 여성들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지탱하는 힘이다. 여성들은 이 사회의 소금이다.”

그를 이야기하면서 2014년 재보궐 선거 당시 아버지의 선거 운동을 도운 외동딸을 빼놓을 수 없다. “박광온씨가 안 유명한 것도 아니지만 유명한 것도 아녀! 같은 사람이 된 이유는 솔직히 모쌩겼기(못생겼기) 때문” “박광온씨는 좀 재미없을 정도로 올곧고 정직한 사람이지만 일을 굉장히 잘하고, 사리사욕과 기호가 거의 없는 도화지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지역구민이라면 한 번 정도는 뽑아봄 직하다고 보고 있다” 당시 ‘랜선효녀’로 불린 그의 딸은 익살스런 어투로 트위터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박 의원은 “딸에게 고마웠다”며 “이또한 어머니에게 배운 교육 방식이다. 사실 햇빛과 공기, 수분만 있으면 식물은 잘 자라나는 것 아니냐”며 ‘방목형’ 교육을 했다고 들려줬다.

박 의원은 문재인 후보의 선거캠프 대변인, 김한길 대표 시절 대변인을 지냈고 지금은 당 수석 대변인을 맡고 있다. 야권 통합이나 대선후보 단일화 등 굵직한 이슈마다 단골 대변인을 맡아 ‘통합전문 대변인’이라는 호칭도 얻었다. 박 의원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상대방과 접점을 찾아 타협하려면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가 상대 후보를 비난하거나 약점을 공략하는 선거 전략을 택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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