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0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발치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 ‘평화디딤돌’이 놓여 있다. ⓒ변지은 기자
제1240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발치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 ‘평화디딤돌’이 놓여 있다. ⓒ변지은 기자

‘진실을 위해 여기 선 여성 김학순·강덕경·김순덕·배춘희·백넙데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름을 새긴 동판이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발치에 놓였다.

시민단체 (사)평화디딤돌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40차 수요시위’에서 ‘평화디딤돌’ 동판 15개를 소녀상 발치에 한 점 한 점 새겼다.

성인 손바닥만 한 크기의 동판에는 ‘진실을 위해 여기 선 여성’이라는 제목 아래 이미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름과 생몰연대, 출생지, ‘위안부’ 피해지역 등이 새겨졌다. 일종의 비석인 셈이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발치에 동판을 새기는 아이디어는 정병호 평화디딤돌 대표가 떠올린 것이다. ⓒ변지은 기자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발치에 동판을 새기는 아이디어는 정병호 평화디딤돌 대표가 떠올린 것이다. ⓒ변지은 기자

동판 작업은 올해 4월 정병호 평화디딤돌 대표의 주도로 시작됐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한 분 한 분 돌아가시는 것을 보며 정 대표가 생각해낸 것이다.

정 대표는 “할머니들께선 자신들이 돌아가시면 위안부 문제가 잊힐까 봐 늘 걱정했던 것 같다”며 “용기 내서 진실을 증언해주신 분들을 추모하는 상징으로 동판을 만들게 됐다. 할머니들이 직접 나서서 증언하신 이 거리를 ‘기억의 거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중 사망하신 분들의 동판 총 198점을 현재 제작 중”이라며 “동판이 제작되는 대로 조금씩 붙여나가다가 내년 1월 첫 수요시위 즈음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녀상 작가 김서경 씨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40차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을 붙이는 평화의 디딤돌 행사를 하고 있다. ⓒ변지은 기자
소녀상 작가 김서경 씨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40차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을 붙이는 평화의 디딤돌 행사를 하고 있다. ⓒ변지은 기자

평화디딤돌은 지난 4월6일 열린 ‘제1225차 정기수요시위’에서도 일본 시민단체 동아시아시민네트워크와 함께 동판 5개를 설치한 바 있다. 동판 제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조각한 김운경·김서경 부부가 맡았다.

한편, 이날 수요시위에서는 국민대학교 봉사동아리 양봉의 1억인 세계 서명운동 용지와 후원금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전달하는 전달식도 열렸다.

정대협이 주최하고 경기평화나비 네트워크가 주관한 이날 수요시위에는 김운경·김서경 작가, 제10차 이화글로벌임파워먼트 프로그램 참가자, 마리몬드, 평화디딤돌, 국민대학교 봉사동아리 ‘양봉’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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