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가 실시한 ‘스마트로봇 기반 코딩스쿨’ 교원 양성 프로그램에 참가한 교사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가 실시한 ‘스마트로봇 기반 코딩스쿨’ 교원 양성 프로그램에 참가한 교사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코딩을 통해 뒤늦게 인생을 바꾼 사람들의 성공스토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미국 시애틀에 사는 리즈라는 여성도 그 중 하나다. 그는 고졸 출신에 55세에 직장을 잃고 고민하던 중에 한 온라인사이트에서 무료 코딩교육을 받고 전보다 훨씬 좋은 새 직장을 찾았다.

세계경제포럼의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는 2020년까지 총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알파고 사례에서 보듯 머지않아 인공지능(AI), 로봇, 드론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고, 청소년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직종에서 일하게 될 것이다.

이런 고용시장 변화의 중심에 소프트웨어가 있다. 지난 달 마이크로소프트가 4000억불 채용 시장을 먹어치우던 소프트웨어 채용회사 링크드인을 31조원에 인수한 것처럼 세계적인 회사들은 소프트웨어를 무기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혈안이 돼 있다. 개인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에선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3개월 코스에 2만 달러나 되는 코딩교육 등록자가 매년 1.5배씩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도 있으니, 코딩도 모르는 ‘코맹’은 앞으로 어디 가서 무슨 일자리 구할지 모르겠다.

이 흐름에 미국은 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올해 초 오바마 대통령이 ‘모두를 위한 컴퓨터 과학’을 국정 과제로 내놓고 4조원이 넘는 예산 투입 계획을 발표했다. 모두를 위한 코딩교육 붐이 일어나 무료 온라인 코딩교육 사이트가 속속 생겨나고, 어린 학생들이 참여한 재미있는 사례들이 쏟아져 나오고, 성공적인 창업 사례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550여억 원을 민간에서 모금했고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소프트웨어 기업 대표들이 추가 후원 의사를 밝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는 2014년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 전략’을 마련하고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를 위한 인재 양성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 교육과정에 컴퓨터 과목을 필수로 지정하고 2018년부터 중학교에서 시행할 계획으로 올해 예산 260여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모두가 참여하는 전국 규모의 신바람 현장은 없이 잠잠하게 학교 현장의 준비 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사교육으로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질까봐 염려한 탓이란다.

코딩교육이 기계적으로 가르치는 교육으로 전락하면 큰일이다. 코딩교육이야말로 각자의 관심 대상을 가지고 ‘복잡한 문제 쪼개보기, 패턴인식하기, 추상화 해보기, 알고리즘 짜기’ 과정을 거쳐 성취감을 맛보고 도전을 통해 자체적으로 동기 유발되는 경험을 해보아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그래서 사교육이 아니라 창의적인 배움 현장을 만들고 산업 현장을 잘 아는 교사 확보가 시급하다.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여성 인재를 활용할 수 있다. 산업과 연구개발 현장 경험을 했으나 일‧가정 양립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전문가를 활용하면 신나고 창의적인 배움의 장을 더 빨리 잘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