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장애는 불안장애의 하나로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떤 특정한 사고나 행동을 시도 때도 없이 반복적으로 하는 상태를 말한다. 강박성 장애는 강박적 행동과 강박적 사고로 구분된다. 강박적 사고가 불안이나 고통을 일으키는 것이라면, 강박적 행동은 그것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강박 행동 중에서 저장 강박증이란 사용 여부를 떠나 뭐든지 버리지 못하고 저장해두는 것을 말한다. 모두 합리적이지 않은 사고와 행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한다.

6월 30일 제주지검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38살 A씨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14살인 딸 B양이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4년 3월부터 중학교 2학년인 올해 3월 25일까지 2년여간 쓰레기가 가득 쌓인 제주시 단칸방에 딸을 방임한 혐의다. B양이 수일간 학교를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긴 담임선생님이 지난 3월 말 집을 방문했다.

담임선생님은 33㎡가량의 크기 집에 온통 쓰레기가 널려있는 것을 확인했고, 이곳에 방치된 B양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B양을 종종 때리거나 자녀가 보는 앞에서 팔에 흉기로 자해를 시도하는 등 정서적 충격을 주기도 했다. A씨는 아마도 저장 강박장애를 가지고 있는듯하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을 가졌을 경우의 환경은 위생이 엉망인 것은 물론이고 양육 받는 아이의 정서상태가 심각하게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 상담과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학자들은 가정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정상적인, 비정상적인 말 대신에 가정에 부여된 기능을 잘하는 가정을 ‘기능적 가정’, 가정에 부여된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가정을 ‘역기능적 가정’이라고 표현한다. 때론 간단히 순기능 가정과 역기능 가정으로 표현한다.

기능적인 가정 즉, 순기능 가정이란 정상적인 가정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가정으로써 가족 구성원 간의 인격적 성장과 성숙이 잘 이루어지며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의 욕구가 적절하게 충족되는 가정이다. 이를 ‘건강한 가정’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갈등이나 위기가 없는 가정이라는 뜻이 아니다.

이에 반해 역기능 가정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가정이다. 즉, 인간이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신체적,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정상적인 양육을 받지 못하는 가정을 말한다. 이는 자녀들이 성숙하는데 필요한 사랑이 부족하거나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있는 가정이다. 이 가정에서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고 오히려 인간의 감정이 억압돼 자아가 정상적으로 성장을 못 한다.

역기능 가정은 정서적 문제가 있는 가족에게 관심이 집중돼 있다. 특히, 부모 중 한 사람이 ‘폭군 아이’로서 역기능 가정을 다스린다.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가정은 중독적이고 충동적인 인격일 가능성이 높다.

심리학자이자 가족치료사인 버지니아 사티어는 가정은 ‘사람을 만드는 공장’이라 표현한다. 그런 면에서 건강하고 기능적인 가정에서 자란 아이와 역기능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분명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즉, 기능적인 가정에서 자존감이 건강한 아이가 나오고, 문제 가정은 문제아를 만들어 낸다는 뜻이다. B양의 자존감을 어찌한단 말인가? 그가 함입한 수치심과 무언지도 모를 죄책감을 어찌 처리해야 할까? 부모는, 학교는, 사회는, 국가는 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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