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랑 ㈜리코스포츠에이전시 대표

메이저리그 박병호·김현수 선수 관리

“운동밖에 모르는 선수들…

생활고민 상담하다 시작했죠”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이예랑 대표.dosage for cialis site cialis prescription dosage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blog.nvcoin.com cialis trial coupon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이예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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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에도 없고 미국에도 없는 존재가 있다. 아니 이제 한국에만 있다. 바로 야구선수 전문 여성 에이전트다. 최초이자 유일한 존재, 그 주인공은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이예랑(사진) 대표다.

에이전트는 남성이 대부분인데 특히 한국 야구에는 에이전트라고 불릴만한 사람이 별로 없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선수의 에이전트인 스포츠인텔리전스의 김동욱 대표 정도다. 남성조차 별로 없는 영역에서 이 대표의 활약은 많은 궁금증을 부른다.

28일 서울 강남에 있는 리코스포츠 사무실에서 이 대표와 마주했다. 대표실을 따로 만들지 않고 직원들과 함께 사용하는 개방형 공간이 인상적이다. 선수들의 배트와 공, 유니폼, 모자 등으로 장식한 공간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한영외국어고등학교 영어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다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 석사를 했다.

“호기심이 많다”는 그는 23살 때 첫 사업을 시작했고, 아리랑 국제방송과 EBS 라디오, SBS 러브FM 등 방송국 DJ로 활동했다. “사업가인 엄마께 사업이든 취직이든 여자도 무조건 일을 해야 한다고 배웠다”는 이 대표는 “스포츠 에이전시 분야에 처음 들어왔을 때 많은 분이 과거 경력을 보고 의아해하더라. 그렇지만 사업과 방송 경험이 지금 하는 일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업을 한 덕분에 세금이나 재테크 등 다양한 경제 지식을 쌓았고, 가까운 야구 선수들에게 자연스럽게 컨설팅을 해주면서 에이전트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주택부금 같은 간단한 일도 운동만 했던 선수들에겐 낯선 일이었다.

“주택 청약에 대해 설명해주니 선수들이 신기해하더라.(웃음) 세금도 잘 알고, 종합소득세 신고 방법도 아니까 상담을 많이 해줬다. 방송일도 미디어 대처에 도움이 된다. 작년에는 박병호 선수와 김현수 선수의 기자회견 사회를 보기도 했다. 나처럼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사람들이 유입되면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이 대표는 4년 전 본격적으로 에이전시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인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 선수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 선수, 시카고 컵스의 권광민 선수 등 총 25명을 관리하고 있다. 현역 선수는 물론 은퇴한 선수들도 있고, 야구 외에 골프와 리듬체조 선수가 포함됐다.

“그 선수의 발과 손 모양에 맞는 기본 물품을 챙기는 일부터 가장 큰 일인 계약까지 하는 일이 정말 많다. 장갑의 경우 얇거나 도톰한 것, 오돌토돌하거나 매끈한 것 등 재질이 다 다르고 배트도 단풍나무, 오크 등 종류가 많다. 선수의 취향에 따라 수입도 한다. 김현수 선수의 경우 예민한 편이라서 배트의 10g, 5g 차이도 다 따져본다.”

계약서 조항을 챙기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이 대표는 “계약서 조항을 알려면 야구는 물론 선수의 장점, 가족관계, 집안 환경까지 모두 알아야 한다”며 “외국 스카우터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가족관계다. 그건 기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과 미국의 규약을 다 알아야 하고, 에이전트가 지켜야 할 조항도 있다”며 “처음 1~2년은 공부만 했다. 알아야 할 게 정말 많다”며 웃었다.

“12월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모든 단장과 전 세계 야구 관계자들이 모이는 MLB 윈터미팅이 열린다. 정말 남자들밖에 없다. 총 3번 참석했는데 아는 사람이 없어서 세 번 중에 두 번은 한가했다. 그런데 작년에는 너무 바빴다. 새벽까지 미팅하고 다음 날 새벽 비행기로 떠나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 ‘내가 여기서 피곤하게 일할 만큼 많은 사람을 알게 됐구나’ 찡했다.”

 

20대부터 사업과 방송국 활동 등으로 경력을 쌓은 이예랑 대표는 남성들만의 세계였던 스포츠 에이전시 분야에 새로운 깃발을 꽂았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대부터 사업과 방송국 활동 등으로 경력을 쌓은 이예랑 대표는 남성들만의 세계였던 스포츠 에이전시 분야에 새로운 깃발을 꽂았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은 아직 스포츠 에이전트 제도가 없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구단의 반대 등으로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팀 스포츠 종목 중 해외진출이 아닌 이상 에이전트가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리인 제도를 인정하는 축구밖에 없다.

이 대표는 “스포츠 선수의 권익을 보호하고, 스포츠서비스 시장을 확대하려면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전트가 활동하면 구단주와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일 수 있고, 선수는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 또 구단이 챙기기 힘든 선수들을 모두 관리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좀 더 실수 없이 자기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이 대표는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워낙 미개척분야여서 처음 자리를 잡는 사람에 의해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가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세 가지 키워드는 투명성과 정직 그리고 프로페셔널리즘이다. 이 대표는 “일 잘한다는 말이 제일 좋다”며 “언젠가 ‘한국 야구 에이전트’ 하면 ‘이예랑!’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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