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로 아내가 돈을 많이 벌어도 남편의 가사노동은 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맞벌이로 아내가 돈을 많이 벌어도 남편의 가사노동은 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맞벌이로 아내가 돈 많이 벌어도 남편 가사노동은 안 늘어”

서울대 김소영 씨의 박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아내가 돈을 번다고 해서 남편들이 집안일을 더 하는 건 아니란다. 기존 보도에 비해 이 논문이 특별한 것은 1999년부터 2014년까지 15년간의 추이를 분석했다는 사실이다.

1997년의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아내들은 “언제 잘릴지 모르는 남편에게 벌이를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게다가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픈 여성들도 늘어나,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맞벌이 부부는 2014년 43.9%가 됐다.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한다든지 이웃의 아이를 봐준다든지 등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돈벌이를 하는 주부들을 합치면 절반 이상이 맞벌이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근대 이후 정립된 이데올로기에 따르면 남편은 돈을 벌고 아내는 가사와 양육을 담당해야 했다. 그 시절에는 남편의 수입만으로도, 나름대로 부족하긴 했겠지만 온 가족이 먹고 살 수 있었다. 게다가 아이를 돌보는 게 그렇게까지 손이 많이 가는 일은 아니었다.

그 시절 아이들은 알아서 컸고, 같이 사는 할머니나 먼저 자란 형. 누나가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일도 흔했다. 시대가 변했다. 위에서 말한대로 맞벌이 가구는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 게다가 낳는 아이의 수는 줄었지만, 아이에게 해줄 일은 그때와 비교도 안 되게 늘어났다. 아내 혼자서 가사와 양육을 전담하는 게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남성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이 돈 버는 처지에 가사 분담을 하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 김소영 씨의 박사논문은 그 당연한 일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17년 전이나 지금이나 남성들은 집안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

더 절망적인 건 김씨의 박사논문을 다룬 기사에 대한 남성들의 반응이었다. 김씨가 남성을 비난하고자 이런 연구를 한 것은 아닐 것이다.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것도 남성들이 집안일을 외면하는 이유이니, 근로시간에 대한 조정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지 않는가?

기자 역시 남성의 가사분담을 통해 아내도 좀 편안한, 결국에는 부부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들자는 취지로 이 기사를 썼으리라. 그러니 이런 기사를 보면 “아, 내가 좀 너무했구나. 앞으로 집안일을 좀 하자”라고 각오를 새롭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다른 나라들보다 우리 남성들의 가사분담이 거의 최하위 수준인 것도 부끄럽게 생각할 일이다.

하지만 이 기사에 대해 남성들은 분노에 찬 나머지 공격적인 댓글을 달았다.

“남자가 하는 직업이 월등히 야근이나 주말 작업 철야작업이 훨씬 많잖아?” “일하고 밤 11시12시에 집에 들어왔는데 설거지 할 거 있으면 짜증나.” “데이트 할 때도 더치페이 합시다.” 심지어 이런 댓글도 있다. “남자는 밤일만 잘하면 되잖아?”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모두 회사일에 치여서 집안일을 할 짬이 전혀 없는 것일까? 그런 것 같진 않다. 이 기사에 대해 댓글을 달 시간은 있고 집안일 할 시간이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 게다가 술집에 있는 수많은 남성들이 다 미혼은 아니지 않을까? 남성들은 그저 지금까지 그런 것처럼 앞으로도 쭉 편하고 싶고, 그래서 이런 기사에 대해 화를 내는 것이리라. 남성들은, 여간해서 바뀌지 않는다. 여성들이 결혼하기 전 남성들의 포털 아이디를 알아내 그간 단 댓글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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