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보고서 “양성평등으로 2025년 미국 GDP 4조3000억달러 증가 가능"
여성 고용률 10% 증가로도 2조1000억달러 경제효과… 1640만개 새 일자리 필요
고위직 비율, 무보수 돌봄 노동 개선, 정치 진출, 여성 폭력 등 적극적 조치 시급
지난 4월 12일은 미국의 ‘동일 임금의 날(Equal Pay Day)’이었다. 미국에서 동일임금법이 제정된 지 5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여성의 평균 임금은 남성의 79%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흑인 여성은 백인 남성의 60%, 라틴 여성은 55%로 인종적인 차별까지 더해지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양성평등은 도덕적, 사회적 이슈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는 주장이 계속 대두되고 있다.
최근 직장 내 완전한 양성평등이 이뤄진다면 2025년까지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4조3000억달러(약4900조원)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연구소는 지난해 9월에도 전 세계적으로 양성평등이 실현된다면 세계 경제가 12조 달러 규모의 생산 증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맥킨지 글로벌경구소가 발표한 ‘평등의 힘: 미국의 여성 평등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여성의 경제적 잠재력이 제대로 활용된다면 매년 최소 5%의 GDP 성장을 기록해 최대 4조3000억원의 GDP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의 절반가량의 주에서는 매년 10% 이상, 50대 도시에서는 6~13%의 높은 성장률도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미국의 현재 여성 고용률 64%가 10% 증가하면 2조1000억달러의 GDP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40-30-30 법칙’이 존재하는데 GDP 증가의 40%는 여성 고용률 증가를 통해, 30%는 남녀 노동자간의 차별 철폐를 통해, 30%는 여성들의 고용분야 변화를 통해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를 위해서는 164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하며 475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한데 이는 2025년까지 매년 1%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때 가능하다. 여성 일자리의 종류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지난 3년 동안 미국에선 2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지만 그 대부분은 저임금의 비정규직이었다. 여성을 통한 경제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고임금의 정규직 일자리가 확충돼야만 한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경제적 잠재력 활용은 양성평등의 발전과 함께 이뤄져 왔다. 보고서는 양성 불평등 정도의 측정을 위한 10가지의 지표를 제시하며 미국의 경우 이중 4가지의 지표에서 중간 이하의 수치를 보여 평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바로 여성의 노동참여율, 전문적 기술 일자리, 고등교육 그리고 산모사망률이다. 반면 여성의 관리직 및 고위직 비율, 무보수 돌봄 노동, 싱글맘의 수, 청소년 임신율, 정치적 대표성, 그리고 여성에 대한 폭력 등 6개 지표에선 높은 수치를 기록해 이들 6개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싱글맘, 정치적 대표성, 여성에 대한 폭력 분야에선 ‘매우 높음’을 기록해 이에 대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50년간 여성들의 고용률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관리직·고위직 비율은 남성의 66%에 불과하며 여성은 남성보다 두 배 가까운 무보수 돌봄 노동에 참여하고 있다. GDP에 포함되지 못하는 가사나 육아와 같은 무보수 돌봄 노동의 가치를 최저임금으로 환산하면 연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여성들의 무보수 돌봄노동은 이 사회의 숨겨진 비용이다. 육아와 생계를 혼자 짊어져야 하는 싱글맘의 경우 육아의 부담을 덜고 더 나은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의 확충이 필요하다. 폭력 사건 피해자의 70%가 11세에서 24세 나이에 폭력을 경험했다는 결과는 특히 충격적이다.
보고서는 여성 고용 확충을 위해서는 개인과 조직 양쪽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은 채용이나 업무 평가 등의 분야에서 양성평등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며 정부 차원에서는 유급육아휴직 제정과 탁아시설 확충 등의 정책과 청소년 임신과 같은 문제를 다루는 정부 차원의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부, 기업, NGO 간의 협력을 통해 양성불평등에 대한 지속적인 자료 수입과 양성평등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