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참가감독 148인이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독립성 보장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김조광수, 김동원, 이송희일, 박정범, 부지영, 박석영 감독 등 감독 148인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지키고 싶습니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우리는 온 힘을 모아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요구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동원 감독은 “(이번 사태로)창작자로서 내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며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금이라도 빨리 영화제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시작해서 올해 영화제가 무사히 치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지영 감독은 “첫 장편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를 부산에서 상영하며 관객들과 나눈 교감과 소통은 아직도 기억에 남고 이후 영화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됐다. 나뿐 아니라 많은 감독과 관객들이 영화제를 통해 힘을 얻어갔을 것”이라며 “영화제가 자율성·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하면서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게 참담하고, 20년 동안 수많은 활동가와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어온 문화적 자산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게 통탄스럽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김조광수 감독은 "148인의 감독들도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도 잘 치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짓밟는다면 영화제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등은 지난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월호 사건에 관한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하며 촉발됐다.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은 영화 상영을 반대했으나, 영화제 측은 상영을 강행했다. 이후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영화제 국고보조금 부실 집행 혐의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과 전·현직 사무국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영화제 측은 “‘다이빙벨’ 상영에 대한 명백한 보복”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9개 단체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시가 영화제의 자율성을 계속 부정한다면 영화인들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를 전면 거부할 것”이라며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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