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여성 제로' 의회·내각 사라질 때까지 계속 밀어붙여야"
SDGs 달성 위한 여성 역량 강화 조치 촉구
여성 할례, 안보리 성별 불균형, 스포츠 양성평등 등 다양한 주제로 부대행사
“여성의 인권이 침해받는 한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습니다.”
지난 14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막연설로 막을 연 제60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CSW) 연례총회가 24일까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됐다. ‘여성 유엔총회’라 불리는 CSW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산하 기능위원회로 세계 각국 정부 대표 및 국제기구, NGO 관계자들이 모여 여성권한 강화를 위한 정책 개발을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해 9월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SDGs)’가 채택된 후 처음 열리는 회의로 더욱 의미 깊은 이번 CSW의 주요 의제는 ‘여성역량 강화와 지속가능한 개발과의 연계’다. SDGs의 17개 목표 중 제5목표인 ‘양성평등 및 여성역량 강화 실현’을 위한 각국의 이행노력과 도전과제를 논의하는 한편 2013년 제57차 CSW에서 체결된 ‘여성과 소녀에 대한 모든 종류의 폭력 추방 및 예방’ 합의문의 이행사항 점검을 주된 목표로 삼았다.
14일 개막식에서 반 사무총장은 양성평등을 위한 각국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아직도 여성 의원이 한 명도 없는 의회를 가진 나라가 4개국, 여성 각료가 없는 나라도 8개국이나 된다”며 “여기서 그 나라들을 밝히진 않겠지만 여성 없는 국회와 내각이 없어질 때까지 매일 발전상황을 확인하고 밀어불일 것”이라며 개선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품질레 음람보 응구카 유엔여성 총재는 “이번 CSW는 지난 해 전 세계가 합의한 ‘2030 어젠더’(SDGs)에 대한 첫 번째 시험대”라며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빈곤을 종식시키고 젠더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CSW에는 1000여개의 NGO와 8000여명의 각국 대표단이 참가했으며 11일간 공식행사 외에 유엔 기구, 각국 정부, 시민단체 등이 주최하는 220여개의 부대행사가 펼쳐졌다.
유엔인구기금(UNFPA) 친선대사인 배우 애슐리 주드가 참석한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The Time is Now!)에선 케냐와 인도 여성 3명이 단상에 올라 어린 시절 할례로 고통 받았던 기억을 털어놓으며 여성 할례와 조혼 철폐를 위한 각국의 노력을 촉구했다.
유엔 사무국 정무국이 주최한 여성 대사 토론회에는 사만다 파워 주 유엔 미국 대사 등 각국 여성 대사들이 참석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 여성 대사 숫자가 2014년 이후 오히려 감소했다”며 “평화구축 과정에 여성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림픽의 해를 맞아 유엔 여성과 브라질, IOC가 공동주최한 ’스포츠를 통한 여성 역량 강화‘ 행사에선 미식축구 등 여성에게 배타적인 스포츠에 도전한 여성들의 경험을 나누며 스포츠를 통한 양성평등 운동에 대해 논의했다.
유엔 여성은 2030 어젠더에 대한 주목을 끌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주요 언론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새로운 미디어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도 가졌다. ‘양성평등 미디어 콤팩트를 위한 스텝 잇 업(Step it Up for Gender Equality Media Compact)’이란 이름의 이번 조약에는 세계 각국의 35개 언론사가 창립 구성원으로서 서명에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