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 지칠 땐
자신만의 피난처,
안식처에서 휴식을
“재미의 세계 넓을수록
운명의 지배 덜 당해”
열심히 일한 자신에게
보상 아끼지 말아야
세계에서 유명한 장수촌 사람들에겐 공통된 특성이 있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우울한 감정에 깊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건강과 장수를 막는 가장 큰 적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은 여가 시간에도 고작 TV 시청(51.4%)이나 인터넷·SNS(11.5%), 산책(4.5%) 등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 ‘2014 국민여가활동조사’). 스트레스를 제때 못 풀면 결국 압력솥이 터지듯 번아웃 증후군에 빠지게 된다. 의사들은 스트레스만 잘 조절해도 건강하게 한 해를 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종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자신이 견디기 어려운 강도나 싫어하는 자극은 가급적 줄여야 하지만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파워를 키울 수 있다면 별 문제가 안 된다”며 “어쩌면 강한 스트레스일수록 성과가 더 커질 수 있다. 스트레스 극복뿐 아니라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다룰 수 있는 힘을 키워서 슬기롭게 대처하라는 조언이다.
사실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강도는 다르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술이나 담배, 초콜릿 같은 자극에 의존하는 사람들도 있고, 자신의 성장에 자극제로 삼는 사람들도 있다. 이왕이면 좋은 스트레스로 발전시켜야 한다. 몸과 마음에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여섯 가지 해법을 모아봤다.
❶잘 놀고, 잘 쉬어라
휴식과 놀이는 인생의 필수 요소다. 육체적, 심리적 에너지는 사실 무한하지 않다. 일하면서 지친 체력도 보충하고, 심리적 에너지도 재충전해야 한다. 업무 스트레스를 퇴근 후로 연장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등산도 좋고 여행도 좋다. 충분히 쉴 필요가 있다.
관심사는 폭넓을수록 좋다. 본업과 비슷해도 되지만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라는 뜻이다. “재미의 세계가 넓으면 넓을수록 행복의 기회가 많아지고, 운명의 지배를 덜 당하게 된다.” 러셀의 말이다. 관심사가 좁으면 좁을수록 문제가 터질 때 대응이 어렵다. 글 쓰는 작가라면 목공을 배운다거나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맹렬히 운동하는 것도 방법이다. 입체적이고 다면화된 삶을 살아야 스트레스 관리에 효과적이다.
❷자신만의 피난처를 찾아라
직접 부딪쳐서 문제를 해결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많다. 이때는 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고 에너지를 보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신만의 안식처나 피난처에 잠시 머무르면서 에너지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칭찬하거나 격려하는데 인색해선 안 된다. 열심히 일한 자신에게 보상을 아끼지 말라는 의미다. 맛집 투어를 다니거나 값비싼 공연을 즐기면서 자극을 얻는 것도 방법이다.
❸걷기와 명상을 하라
짧은 시간, 좁은 공간이라도 가벼운 명상을 통해 자신에게 집중하라. 명상과 비슷한 뇌 상태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쉬운 것이 호흡과 걷기다. 우선 깊게, 약간 길게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고→숨을 억지로 들이마시기보다 “후~” 하고 충분히 내쉬고→복식호흡의 느낌으로 부드럽고 규칙적으로 해보라. 똑같은 동작을 계속하면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가 된다.
김종우 교수는 무작정 걷기를 추천했다. 같은 리듬으로 계속해서 걷다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안정된다. 짦게는 30분 이상, 길게는 1시간 이상 걷다보면 에너지가 충전된다.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라면 한 시간 이상은 걸어야 풀린다. 무기력할 때는 시장을 걷고, 조용히 있고 싶다면 공원을 산책한다. 정 시간이 없으면 퇴근길에서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걸어보자.
❹꾸준히 운동하라
가벼운 운동은 부정적 정서를 줄이고 스트레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운동을 한 번 하면 금방 스트레스가 해소되진 않는다.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강도로 매일 반복해야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 『사모님 우울증』(문학동네)을 쓴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과 운동 강도, 빈도는 비례한다”며 “스트레스를 잘 풀고 싶으면 운동량을 서서히 계속해서 늘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운동 강도가 커지면 커질수록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 효과는 높아진다. 김병수 교수는 “기운이 없어도 저녁에는 평소처럼 운동하고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며 “생활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수면 리듬을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❺순간의 행복에 몰두하라
작은 행복도 무시하지 말고 자신의 행복으로 만들어야 한다. 맛집을 찾아서 평소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는다면 그 상황에 제대로 머무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계획에 마음을 뺏기지 말고 오로지 순간순간의 행복을 이어나가야 한다. 충실히 머물다가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찾아나서야 한다. 다리는 땅에 있지만, 머리는 또 다른 꿈을 꾸는 것이다.
❻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라
상황을 비관하지 말고 긍정적인 시각을 키울 필요가 있다. 많이 웃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웃음연구가 이요셉씨는 “스트레스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웃음이 끼치는 영향은 대단하다”며 “웃음은 암세포를 잡아먹는 세포를 14%나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웃음은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 암과 성인병을 예방해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