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페미니즘 위한 제3세계 페미니즘 추천도서 8권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이슬람, 아시아 등 다양한 시각 

 

 

글로벌 페미니즘을 위한 추천도서 8권.
글로벌 페미니즘을 위한 추천도서 8권.
얼마 전 스웨덴에서 16세 청소년 전원에게 나이지리아 소설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의 에세이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We Should All Be Feminists)』를 지급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스웨덴 여성단체 ‘스웨덴 여성 로비’(Swedish Women’s Lobby)가 시작한 프로젝트로 주최 측은 청소년들에게 양성평등과 페미니즘에 대한 토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전 세계에서 양성평등이 가장 발전한 국가로 꼽히는 스웨덴에서 자국 작가나 페미니스트 운동을 주도해 온 서구의 작가가 아닌 제3세계 아프리카 출신 작가의 책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작가 아디치에는 스물다섯 살에 발표한 첫 장편 『보랏빛 히비스커스(Purple Hibiscus)』로 커먼웰스 작가상과 휴스턴라이트 상을 받고 단편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Half of a Yellow Sun)』는 오렌지상 수상과 함께 그해 뉴욕타임스 선정 ‘주목해야 할 100대 소설’에 선정되는 등 주목받는 작가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아디치에의 테드(TED) 강연을 책으로 옮긴 것으로 비욘세의 ‘플로리스’에 피처링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프리카 페미니스트 블로그 ‘미즈 아프로폴리탄(Ms Afropolitan)을 운영 중인 민나 살라미는 “아디치에의 책을 선택한 것은 스웨덴 페미니즘뿐만 아니라 글로벌 페미니즘을 위한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칼럼에서 “페미니즘에는 지역적인 차이가 존재할 수 없다”면서 “오늘날 페미니즘은 커뮤니티를 넘어서는 글로벌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를 포함한 글로벌 페미니즘을 위해 꼭 읽어야 할 8권의 책을 추천했다.

첫 번째로 꼽은 책은 카리브 해 국가 그레나다 이민자 출신 오드리 로드의 『아웃사이더 자매(Sister Outsider)』다. 스스로를 ‘흑인이자 레즈비언, 어머니고 전사이자 시인’이라고 묘사하는 작가의 인종차별, 성차별, 호모포비아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생각을 엮었다.

이집트의 여성운동가이자 작가인 나왈 엘 사다위의 『영점의 여인(Woman at Point Zero)』은 카이로 형무소에서 형 집행을 기다리는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이집트의 가난한 가정에서 여성으로 태어나 강간과 할례, 65세 노인과의 강제 결혼 등 다양한 비극을 겪은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이집트의 여성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데이비스 로스쿨의 카리마 베눈 국제법학교수의 『당신의 율법은 적용되지 않아(Your Fatwa Does Not Apply)』는 자신의 삶을 희생해 이슬람 근본주의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강렬한 이야기를 다룬다. IS 등 이슬람 극단세력의 테러가 문제가 되는 오늘날 더욱 중요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슬람 문제를 다룬 또 다른 책인 이집트 출신 모나 엘타하위의 『히잡과 처녀막’(Headscarves and Hymens)』은 아랍혁명을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인도 출신의 포스트식민 여성주의 이론가 찬드라 탈파드 모한티의 『경계 없는 페미니즘(Feminism Without Borders)』에 포함된 『서구의 시각으로(Under Western Eyes)』 또한 글로벌 페미니즘에 대한 중요한 책이며 영국의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Friends of the Earth)이 쓴 『어째서 여성이 지구를 구하는가(Why Women Will Save the Planet)』는 페미니즘에 대한 시각을 사회정의에서 환경정의로 넓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살라미는 “이 모든 책들은 글로벌 페미니스트를 위해 꼭 읽어야 할 책일 뿐만 아니라 지적인 논쟁을 제공한다”면서 마지막으로 학문적 이론만큼이나 예술이나 시, 신화도 중요하다면서 칠레 출신의 작가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시집 『미친 여자들(Madwomen)』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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