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개회 전 초코바 먹고

쉬는 시간에 모바일 게임

단순 해프닝이 인종차별로 확산

원색적 욕설과 인신공격 잇따라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 개회를 기다리다 초코바를 먹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포커스뉴스 영상 캡처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 개회를 기다리다 초코바를 먹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포커스뉴스 영상 캡처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초코바를 먹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모습이 모 매체에 포착된 후 ‘국회법 위반 논란’까지 빚었다.

언론은 이 의원의 행동이 국회법 제148조 ‘의원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장 안에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 또는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의 행동을 누드 사진, 조건만남 검색 등과 동격에 놓고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뉴스 중 하나가 포털사이트 다음의 뉴스 페이지 메인 화면에 오르면서 댓글이 수천 개를 넘겼고 인종차별 발언, 원색적인 욕설과 혐오, 인신공격이 뒤따랐다. 한 누리꾼이 올린 “불법체류자 자녀들 체류권 보장하고 챙겨주자는 의원 아니었던가? 자국민 저소득 아동부터 챙겨라 정말 역겹다.”(아이디 ‘h****’)는 내용과 비슷한 악플이 줄을 이었다. 단순 해프닝이 과거 학력 위조 논란,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안 등과 결합하면서 인종차별로 확산된 것이다. 

 

이자스민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초코바를 먹은 행동을 누드 사진, 조건만남 검색 등과 동격에 놓고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꼬집는 것은 문제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자스민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초코바를 먹은 행동을 누드 사진, 조건만남 검색 등과 동격에 놓고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꼬집는 것은 문제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하지만 이 의원이 초코바를 먹은 행동이 이 정도의 악플 세례를 받아야 하는 사안인지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본회의가 개회되지 않을 때 초코바를 먹었고, 쉬는 시간에 모바일 게임을 했는데 이 의원이라 더 많은 비난과 혐오의 표적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새해 예산안 법정 시한인 이날 여야 지도부는 심야회동 끝에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고 이를 처리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쟁점 법안 합의가 늦어지면서 정작 본회의는 오후 11시 10분 개회됐다. 다수 의원들이 9시간 넘게 국회에 남아 본회의 개회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법안 표결 당시 여야 의원 40여 명은 아예 자리에 없었다.

이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초코바 논란’뿐 아니라 다양한 사안으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발의한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안’ 입법 예고 사이트에는 무려 1만4000명이 넘는 국민 의견이 달렸다. 다수가 반대 의견이었다. 또 아들이 아르바이트를 한 편의점에서 담배 200여 갑이 분실되자 근거도 없는 ‘담배 절도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다.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제안한 일본군위안부 기림비 국회안 설립을 반대했다는 이유로도 큰 홍역을 앓았다. “기림비 건립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기림비를 광화문광장처럼 사람들이 많이 지나는 곳에 세우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냈을 뿐”이라고 해명을 낸 뒤에도 비난은 여전했다. 이번 ‘초코바 논란’을 위안부 기림비 국회안 설립 반대와 연결지어 비판하는 보도 역시 잇따랐다.

이 의원에 대한 배척은 인종차별이자 성차별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귀화한 엄연한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귀를 막는 이들도 여전히 많다. 특히 그에 대한 비판이 인종차별을 넘어 인종혐오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만약 백인이고 남성이었다면 ‘더러운 피’ 같은 그런 수위의 공격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의원실 관계자는 “해명을 하면 할수록 사건 파장이 커져서 공식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이 의원은 그동안 너무 많이 언론의 표적이 됐다”며 “국회 본회의 개회 전에 허기를 달래려고 먹은 초코바가 이렇게 보도될 사안이냐. 더욱이 그 뒤에 악플 테러가 잇따랐다. 이는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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