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불수능’, ‘호모인턴스’, ‘부장인턴’, ‘인구론’... 올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 유행한 신조어들이다. 양극화, 만성적 청년실업, 어려워진 수능 등 다양한 이슈와 논란을 반영했다.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www.yoons.com)은 올해 유행한 교육, 취업, 사회생활 관련 신조어를 모아 7일 발표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불수능'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2016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가리키는 말로, 비교적 쉬워서 ‘맹물 수능’이라 불린 지난해 수능시험보다 난이도가 무척 높아졌음을 빗댔다.

탐구영역의 만점자 표준점수 편차가 심해 ‘로또수능’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같은 원점수를 받아도 선택과목에 따라 표준점수 차이가 큰 사실을 로또 당첨 운에 비유했다.

대학입학 전형에서 내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과학고와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등 특목고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웃백(out-100)’이라는 말도 나왔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특목고에서 전교 100등 안에 들지 못하면 명문대 입학이 어렵다는 뜻이다.

‘아웃백’에 들기 위해 ‘입시 대리모’를 두는 학부모도 등장했다. 입시 대리모란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킨 경험이 있는 학부모가 청탁을 받은 다른 집 자녀의 대입을 책임지는 경우를 뜻한다.

윤선생은 “입시 대리모 비용은 월 1천만원 이상, 유학 및 해외연수 보모를 맡는 '유학 대리모'는 월 수백만원까지 받는다”고 밝혔다.

스스로 노력하며 공부 블로그까지 운영하는 학생들을 가리키는 ‘공블리’(공부와 블로거의 조합어)도 올해 유행한 신조어다. 공블리들은 자신만의 학습법, 매일 공부한 내용 등을 꾸준히 본인의 블로그에 올려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고 서로 응원한다.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한 신조어들도 눈에 띈다. 

정규직 채용에 실패한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이 여러 업체의 인턴직을 전전하며 회사 부장만큼이나 경험이 풍부해지는 현상을 꼬집은 ‘부장인턴’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인턴 생활만 반복하는 취준생들은 자신을 ‘호모인턴스’로 부르며 자조하기도 했다.

자연계보다 더 심한 인문계의 취업난이 반영된 ‘인구론’(인문계의 구십(90)%는 논다)도 공감을 얻었다.

타 학과보다 취업이 잘 되는 ‘취업깡패’ 학과, 창업 동아리나 선배가 탄탄한 동아리에 가입하기 위한 ‘동아리고시’ 등도 모두 청년 취업난·실업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다.

성적과 취업의 벽에 부딪힌 젊은이들은 경제적 상위 계층에 대해 더 큰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 부모의 자산과 연수입 등에 따라 부잣집 자녀를 ‘금수저’로, 서민 자녀를 ‘흙수저’ 등으로 구분한 ‘수저계급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빠르게 퍼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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