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미래를 여는 여성체육포럼 개최...여성체육인 일·가정 양립 방향 모색
여성 체육인들의 현실과 은퇴 후 일‧가정 양립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여성신문(대표이사 김효선)은 24일 오전 10시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1회 미래를 여는 여성체육포럼(이하 포럼)을 개최했다.
한국의 여성 인력 활용도는 OECD 회원국 평균을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여성은 결혼 후 출산과 자녀 양육 등으로 경력단절을 겪는 경우가 많다. 체육 분야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국가대표 등 엘리트 선수들조차 은퇴 후 경력을 이어가는 사람은 극소수다. 이번 포럼에서는 ‘여성 체육인의 일‧가정 양립 방향 모색’이란 주제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신정희 대한하키협회 부회장(전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 사회로 진행된 포럼 1부에서는 박영옥 한국스포츠개발원 원장이 ‘여성체육인 일‧가정 양립 현황과 지원 정책 모색’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주제 발표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한국의 양성 평등 수준의 파악 △워킹맘 여성 체육인과 정부의 일·가정 양립 제도 △여성 체육인의 지속 가능한 커리어플랜을 위한 지원 방안 등 이었다.
특히 박 원장은 국내외 제도 및 정책 비교를 통해 국내 현실을 짚어보고, 은퇴 여성 체육인들의 심층면접 사례도 발표했다.
이어진 사례발표에서는 영화 ‘우생순’의 주역으로 유명한 임오경 서울시청 핸드볼팀 감독과 전 프로골퍼 서아람 한남대 교수가 나섰다.
임 감독은 ‘날아오는 공을 피하지 마라’란 주제로 자신의 인생 여정을 풀어냈다. 임 감독 역시 선수에서 감독으로 국내외에서 경력을 이어 오고 있지만, 일·가정 양립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소개했다. 임 감독은 “출산 후 딸을 바구니에 넣고 다니면서 우유를 먹이고 재운 후 코트에 들어가 훈련을 했다”며 “훈련 도중 아이가 깨면 겨대로 아이를 돌봐주면서 지옥훈련을 이어갔다”고 회상했다.
임 감독은 출산 후 너무 빠른 복귀로 후유증 경험을 고백했다.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거울을 보며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점차 치유됐다고 전했다.
서아람 교수는 ‘인생의 여정처럼 그린 18홀의 9홀을 지날 즈음에’란 주제로 프로골프 선수로서의 삶을 돌아보고, 골프 선수로서의 일·가정 양립에 대해 발표했다. 서 교수는 “결혼 후 주말부부로 지내며 엄마로서의 역할과 아내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며 “특히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데는 남편과 시댁의 응원이 컸다. 또한 철저한 건강관리도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2부 자유토론에서는 원영신 한국여성체육학회 회장, 최성지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과장, 강인애 영등포구생활체육회 지도자가 1부 발표자들이 함께 여성 체육인의 일·가정 양립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을 진행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나온 여성체육인을 위한 환경과 제도적 부족에 대한 질문에 대해 최성지 과장은 "여성체육인들의 현실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 시간이었다. 이미 마련된 제도나 정책들을 잘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주무부처라고 할 수 있는 문체부와 협의해 더 좋은 방안을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