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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여성과 인권' 팀 회의.

이들은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내년 중 자체 워크숍을

가질 계획이다.

1997년 대만에서 시작하여 해마다 개최되어 온 동아시아 평화·인권

국제회의의 4번째 회의가 한국, 일본, 대만 등 3개국 3백50여명이 참가

한 가운데 5월 17일부터 20일까지 광주와 전남 구례에서 열렸다.

강만길 동아시아 평화·인권 한국위원회 대표는 “이번 국제회의는

광주항쟁 20주년이면서 한국전쟁 50주년을 맞아 ‘부활 광주,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 평화로’라는 주제로 광주항쟁의 인권과 평화정신을

민족통일과 동아시아 평화질서의 구축으로 연결시키고자 하였다”고

취지를 밝혔다.

세션 별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동아시아와 광주’, ‘동아시아 전쟁

과 대량학살 경험’, ‘한국 통일과 동아시아 평화’ 등의 주제를 통

해 대만 2·28, 제주 4·3, 광주 5·18 등 냉전구조로 은폐되었던 역사

의 흔적을 찾고, 냉전의 밑바탕에 깔린 일본과 미국의 제국주의 개입

에 대해서도 부각시켰다는 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작년

오키나와 회의 이후 불과 6개월의 짧은 준비 기간으로 인한 운영상의

미비점이 수차례 지적되었으며, 다음 행동을 위한 새로운 지침이 제기

되지 못했다는 점과, 주제를 총괄하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평

가도 뒤따랐다. 무엇보다 일본 대판외대 교수 후지메 유키 씨의 “회

의 전반적으로 인권운동가들이 가부장적 시선의 한계를 넘지 못해 여

성인권에 대한 고민은 오히려 작년보다 ‘퇴보’했다”는 지적처럼 여

성인권에 대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에 따라 평가의 자리에 앞서 한국, 일본, 대만의 여성참가자들로 구

성된 ‘여성과 인권팀’은 비공식적으로 모임을 마련하여, 이번 회의

에서 보여진 여성인권의 문제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여성과 인권팀’ 참가자들은 먼저 이번 회의가 2회 제주회의와 3회

오키나와회의에서 발전적으로 제기된 ‘국가 폭력과 여성의 경험’에

대한 논의를 전혀 진전시키지 못했다는 점을 짚으면서, 특히 ‘광주항

쟁과 오키나와와 천황제’ 보고에서 “미치코(전 일왕의 부인)도 매춘

부가 되어 속죄하라”는 말을 그대로 인용한 것은 운동권 남성들에게

까지 일반화되어 있는 ‘매춘여성의 소외’문제를 보여준 것이라고 신

랄하게 비판했다.

또 회의 첫날 저녁 ‘정신대 할머니와의 대화’와 ‘비전향 장기수와

의 대화’의 자리를 병렬식으로 마련하여, 논리정연하고 당당한 양심

수 ‘선생님’과 일본을 포함한 외국인들 틈에서 고개를 떨구며 자신

의 경험을 어눌한 말투로도 채 이야기하지 못하는 정신대 ‘할머니’

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대비된 것에 문제제기했다. 이는 성노예로 살았

던 피해자 여성과 양심수로서 살아온 피해자 남성의 경험이 어떤 ‘차

이’가 있는지를 주최측이 전혀 고려하지 못한 것이며, 남성중심 시민

운동 사회에서 ‘젠더’(gender)의 차이에 기반한 논의가 밑바닥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각 세션 논의에서 여성의 경험과 시선이 가시화되지 못했다는

점을 평가하며, 전체 토론의 장에서 “다음 회의부터는 각 세션에 여

성 패널이 필수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언을 하기도 했

다.

‘여성과 인권팀’ 각국 참가자들은 또 회의 이외에도 여성들은 별도

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서로의 상황과 연구를 공유하자는 의견을 긍정

적으로 수렴해 내년 중에 각

국 여성 참가자들이 모여 워크샵도 가질

계획이다.

동아시아 평화·인권 국제회의 각국 사무국은 ‘일본 제국주의 부

활’과 ‘천황제’에 대한 일본 시민운동의 논의를 포함하여 2년 후인

2002년에 일본 오사카에서 제5회 국제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

다.

'전남 구례=조이 여울 기자 cognat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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