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환자 중 여성 비중이 늘고 있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보다 가늘어지는 게 더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시스·여성신문
탈모 환자 중 여성 비중이 늘고 있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보다 가늘어지는 게 더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시스·여성신문

환자 10명 중 9명이

20대∼30대 초반

여성 환자 크게 늘어

전통음식이 ‘탈모 예방식’

출산휴가 후 업무에 복귀한 워킹맘 김희영(35·서울 사당동)씨는 요즘 아침마다 고민이 많다. 머리를 감을 때마다 우수수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이다.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더니 수십 개씩 빠지는 통에 탈모 샴푸까지 쓰지만 별 효과가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한국인의 모발 개수는 6만∼8만 개로 하루에 80∼100개가량 빠지고, 빠진 자리에서 새로 자라난다. 살아가는 동안 이런 사이클을 반복한다”며 “세면대에 머리카락이 약 20∼30개 빠졌다고 탈모증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 더욱이 출산 후 생긴 탈모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고 말했다. 탈모는 100개 이상 모발이 빠지거나 머리를 사나흘 감지 않은 상태에서 엄지와 집게 두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가볍게 당겼을 때 4∼5개 이상 머리카락이 빠질 때 의심한다는 게 심 교수의 설명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8월 말부터 11월 사이 머리카락이 가장 많이 빠진다. 6월 말∼7월 초 최고조에 달한 일조량이 줄면서 몸속 호르몬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땀과 피지 분비가 왕성한 여름에 두피 관리를 잘못해 지성 비듬이 생겼거나 수영장, 바닷물의 염소 성분으로 모발과 두피가 손상된 경우 더 심해진다. 하지만 일시적인 ‘휴지기 탈모’로 6개월 안으로 대부분 회복된다. 이때 비타민B 영양제나 종합비타민제, 비타민·단백질을 모아놓은 건강보조식품을 2∼3개월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재료 공급만 충분히 해주면 머리카락을 만드는 ‘공장’이 원활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지기 탈모는 굳이 영양제를 챙겨먹지 않아도 회복된다.

요새는 여성 탈모 환자도 늘었고 발생 시기도 젊어졌다. 사춘기 이후부터 탈모증이 생길 수 있다. 심 교수는 “환자의 80∼90%가 20대∼30대 초반 나이”라고 전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이다. 심 교수는 “탈모증은 남성호르몬이 모발 성장을 억제해서 생긴다”며 “이때 아버지 쪽뿐 아니라 어머니 쪽의 성질도 이어받는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가 탈모증이 있으면 아들뿐 아니라 딸도 탈모증이 생길 수 있다.

흔히 ‘대머리’로 알려진 남성형 탈모증도 여성에게 생길 수 있다. 성인 남자의 14.1%, 성인 여성의 5.6%에서 남성형 탈모증이 나타난다. 여성이 대머리가 되는 것은 남성의 고환에서 분비돼 대머리를 일으키는 안드로겐이 난소와 부신에서 분비되기 때문이다. 대머리 유전자를 가진 여성은 나이가 들면 이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다만 남자와는 달리 여성은 앞머리 이마선이 유지돼 이마가 넓어지지 않고 두피의 윗부분 모발만 숱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인다.

 

과일과 채소, 등푸른생선, 콩을 즐겨 먹으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뉴시스·여성신문
과일과 채소, 등푸른생선, 콩을 즐겨 먹으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뉴시스·여성신문

여성형 탈모는 원인이 다양하다. 남성호르몬 영향도 상당 부분 차지한다. 갑상샘호르몬 영향도 있고, 철분·아연 같은 미네랄 성분이 부족해 생기기도 한다. 또 출산 후 탈모가 생기기도 한다. 원 푸드 다이어트로 짧은 기간에 체중이 많이 줄어도 탈모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출산이나 체중 감소에 따른 탈모증은 자연히 좋아지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남성형 탈모가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식생활의 서구화 탓이다. 심 교수는 “남성호르몬의 억제를 돕는 피토에스트로겐이 함유된 콩, 쌀, 채소, 도라지 등을 덜 먹고 육류나 패스트푸드 섭취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콩, 두부, 청국장, 된장, 김치 등 전통음식을 먹으면 좋다는 얘기다. 반면 정제 설탕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은 적게 먹을수록 좋다.

한 달에 두세 번씩 파마를 하면 일시적으로 머리카락이 끊길 수 있다. 머리는 1∼2일에 한 번씩 감아 각질이 쌓이지 않도록 해준다. 미지근한 물로 감되 마지막은 찬물로 헹군다. 머리 감기 전 빗질로 엉킨 것을 풀어주고, 샴푸를 한 다음 거의 말랐을 때 빗질을 해준다. 이때 샴푸는 두피 깊숙이 골고루 묻혀 충분히 마사지하고, 린스는 두피가 아닌 머리카락에만 바른 후 잔류물이 남지 않도록 깨끗이 헹궈낸다. 머리를 말릴 땐 자연 바람이 가장 좋다. 헤어드라이기를 이용할 땐 찬바람으로 하고 뜨거운 바람은 머리에서 30㎝ 떨어져서 쐐야 모발 손상을 줄일 수 있다. 빗질을 지나치게 세게 하는 것도 좋지 않다.

◆ 모발에 좋은 식품

해산물=미역, 다시마, 김, 조개류, 새우

녹황색 채소=시금치, 쑥갓, 미나리, 파

과일류=사과, 포도, 복숭아, 배, 오렌지, 호두 등 견과류

단백질류=콩, 두부, 우유, 달걀 노른자위, 생선, 뱀장어

물=하루 2ℓ 이상

◆ 모발에 나쁜 식품

가공식품=라면, 햄버거, 피자, 빵 등

단 음식=콜라, 설탕, 케이크, 생과자, 아이스크림

자극적인 음식=지나치게 맵거나 짠 음식

기름진 음식= 동물성 기름이 많이 들어간 음식

◆ 탈모 예방 10계명

단백질·탄수화물·불포화지방을 3:4:3로 먹어라

과일과 채소, 생선(특히 등푸른생선)과 콩을 먹어라

식물성 기름을 쓰고 육류도 기름기를 없애라

밀가루 음식과 인스턴트 음식을 멀리하라

술, 담배, 카페인을 멀리하라

스트레스를 피하라

자외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하라

원 푸드 다이어트를 하지 마라

간접흡연을 피하라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