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무라 야스유키 박사. ⓒ하자센터
후지무라 야스유키 박사. ⓒ하자센터

돈과 에너지, 화학물질을 덜 쓰며, 건강과 환경에 좋은 것만 만들어내는 착한 발명가, 후지무라 야스유키 박사.

그는 아토피, 전자파 알레르기, 화학물질 과민증 등을 걱정 안 해도 되는 좋은 물건들을 만든다. 특허를 독점하고 대박 상품을 만들어 돈 벌겠다는 생각은 절대 없다. 모두들 직접 만들어서 쓰라고 설계도를 공개하고 만드는 법을 가르친다. 전기가 필요없는 냉장고,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정수기 등을 발명해 아프리카와 중남미, 몽골 등지에 보급하고 있다. 그가 전파하는 기술은 ‘문과형 여성’이라도 쉽게 배워서 직접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킨다. 이른바 ‘적정기술’이다.

국내에도 출간된 저서 『플러그를 뽑으면 지구가 아름답다』와 『3만 엔 비즈니스, 적게 일하고 더 행복하기』를 통해 그는 “에너지 사용은 줄이고 행복지수를 높이자” “적게 일하고 더 행복하게 살자”고 제안한다.

‘서울청소년창의서밋’ 참석차 방한한 그는 지난 16일 서울시와 서울에너지생활기술네트워크 주최로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에너지와 일자리, 그리고 행복한 삶”을 주제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가게를 차려 수년간 휴일도 없이 열심히 일했으나 결국 빚만 얻고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수도 없이 많다. 장비 대여료, 건물 임대료, 전기요금 내느라 허덕허덕하다가 병을 얻고 그만둔 빵집 주인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일한 것일까. 후지무라 박사는 일반 빵집과 대조적인 대안 빵집 사례를 소개해 줬다. 임대료가 필요없는 장소에서 전기 없이도 작동되는 장비들을 직접 만들어 쓰니 대여료와 전기요금 걱정이 없는 빵집의 주인은 근무시간을 줄여 취미생활도 하고 텃밭을 가꾸면서 직접 생산한 유기농 채소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판매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일반 빵집 주인은 일주일 내내 일하며 140만 엔을 벌었지만, 지출도 그만큼 많았다. 대안 빵집 주인은 일주일에 3일만 일하며 35만 엔을 벌었고, 지출도 적게 했다. 돈이야 일반 빵집 주인이 더 버는 것 같지만, 만족감이나 지속가능성은 비교할 수가 없다.

돈이 없어도, 에너지를 쓰지 않고도, 멋지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그의 제안은 전력소비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노동시간과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행복하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아주 시의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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