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수 프로그래머 추천작 공개
제1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인터넷 예매 전날, 전진수 프로그래머가 선정한 올해의 추천작 8편을 공개한다.
한국 최초 걸그룹 김시스터즈의 음악과 삶을 그린 ‘다방의 푸른 꿈’
올해 개막작 ‘다방의 푸른 꿈’은 한국 음악영화 중 개막작으로 선정된 두 번째 작품이다. 영화는 한국 최초의 여성 보컬그룹 ‘김시스터즈’의 삶을 조명하기 위해 1945년대로 되돌아간다. 영어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영어 노래를 유창하게 불렀던 수줍은 세 소녀는 이난영의 피나는 조련으로 미8군 무대와 극장 무대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아시아 최초로 미국 라스베가스에 입성해 주목받기도 했다. 전 프로그래머는 “기록조차 쉽지 않았던 시절, 자료 영상의 부족함을 메움과 동시에 수려한 영상 구성을 통해 한국 음악다큐멘터리의 수작을 탄생시켰다”고 평했다.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 ‘비틀즈’, ‘막스와 레니’, ‘미라클 벨리에’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 ‘비틀즈’는 비틀즈가 최고의 인기를 누릴 무렵 그들을 흉내 내는 소년들이 음악으로 인해 사랑에 눈을 뜨고, 우정을 다져가며 성장하는 드라마다. 우리네 어린 시절의 모습 그대로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다.
‘막스와 레니’는 이민자가 다수 거주하는 프랑스 남부 마르세이유를 배경으로, 콩고 출신의 막스, 북아프리카계의 레니가 이민 2세들의 답답한 현실을 음악으로 위로하고 외로움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두 소녀의 교감을 통해 음악이 지닌 본래의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미라클 벨리에’는 가족 중 유일하게 말하고 들을 수 있는 폴라가 전학생 가브리엘로 인해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깨닫게 되면서 펼쳐지는 따뜻한 드라마다. 프랑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루안 에머라의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감동을 전하는 가족영화다. 프랑스 현지에서 크게 흥행했으며 국내에서도 8월 말 개봉 예정으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다.
시네 심포니 ‘한 시간의 평화’, ‘데싸우 댄서스’
‘한 시간의 평화’는 벼룩시장에서 희귀한 LP를 구한 재즈 광팬 미셸이 음악을 듣기 위한 단 한 시간의 여유를 사수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사건들을 코믹하고 유쾌하게 그려냈다. 프랑스 코미디의 거장 파트리스 르콩트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냉전 시대 동독을 배경으로 한 재기발랄한 댄스 영화 ‘데싸우 댄서스’는 미국발 브레이크 댄스가 유행하던 시절 젊은 댄서들을 선전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집단에 맞서 자신들의 문화를 지켜나가려는 이들의 통쾌한 전복을 그려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당대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리며 에너지 넘치는 흥겨운 브레이크 댄스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뮤직 인 사이트 ‘에이미’, ‘수퍼두퍼 앨리스 쿠퍼’
27세에 세상을 떠난 ‘비운의 천재’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음악과 삶을 다룬 ‘에이미’도 상영된다. 또 1970~80년대 글렘메탈의 대부로 일컬어지나 우리나라에서는 언급도 금지됐던 앨리스 쿠퍼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수퍼두퍼 앨리스 쿠퍼’ 도 만날 수 있다. 두 전설적인 뮤지션의 생각과 삶을 색다른 시선으로 들여다볼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다.
제1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13일부터 18일까지 충북 제천 제천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개막작을 비롯한 103편의 상영작과 음악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며, 오는 30일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티켓 예매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