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아이디어 사용설명서』 펴낸 강민석씨. 강씨는 특허를 실생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특허아이디어 사용설명서』 펴낸 강민석씨. 강씨는 특허를 실생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하루는 기업체 대상 강연에서 ‘특허 찾는 방법’ ‘특허는 무엇이다’ 등을 강의했다. 컴퓨터를 앞에 놓고 바로 실습하며 강의했는데도 재미없고 지루해하는 게 보였다. 끝날 때쯤 ‘실생활에서 특허 활용하는 방법 가르쳐드리겠다. 그냥 가실래요, 들으실래요?’ 했더니 듣겠다고 하더라. 홍진경 김치의 비밀을 알려줬다. 진짜 사람 눈이 반짝하는 걸 느꼈다. 여성분들이 굉장히 몰입하더라. 거기서 특허 책을 써야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홍진경 김치’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이 남자는 『특허아이디어 사용설명서』의 저자 강민석씨다. 특허 전문가로 특허청 산하 공공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허조사, 분석, 기술전략 컨설팅 등에 참여하며 10년 넘게 특허 일을 하고 있다. 특허 전문가가 남의 사업 기밀을 누설하고 다녀도 되느냐고 물으신다면 당신도 특허 초보다.

“특허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조건이 있다. 다른 사람이 받은 발명품으로 돈을 벌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집에서 개인적으로 특허를 쓰는 건 불법이 아니다. 특허 제도의 본질은 특허를 이용해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다.”

인터넷 포털 검색창이나 스마트폰의 특허 검색 앱을 이용해 ‘홍진경 김치’를 검색하면 ‘노가리 육수를 이용한 김치 제조 방법 및 그 김치’ 특허가 나온다. 김치에 넣는 노가리 육수가 김치 맛의 핵심이라는 사실은 물론 양념 배합까지 누구나 볼 수 있다. 이제 우리 집 김치에 적용하기만 하면 특허를 합법적으로 멋지게 이용한 셈이다.

국가에서 정한 특허법 제1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법은 발명을 보호, 장려하고 그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여 산업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렇다. 강씨가 널리 알리고자 하는 내용이 바로 특허 ‘이용을 도모함’이다. 특허제도는 발명을 ‘이용’하게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강씨는 포털 검색 대신 특허 검색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책에 있는 저자의 삽화가 눈길을 끈다.
책에 있는 저자의 삽화가 눈길을 끈다.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만 해본다. 거기에 나오는 정보가 다 맞지도 않고, 최고의 방법도 아닌데 단지 찾기 쉽다는 이유로 이용한다. 특허는 자신과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특허에는 알뜰살뜰한 생활 정보가 많다.”

키프리스, NDSL 특허, 구글 특허, The Lens, FPO, SumoBrain 등 특허 검색을 할 수 있는 국내외 무료 사이트가 많이 있다. 복숭아를 이용한 금연 보조제 제조 방법, 꼬투리 김밥의 제조 방법, 천연 과일을 포함한 천연색소 비누와 그의 제조 방법, 학습용 퍼즐 등 당장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특허를 살펴볼 수 있다. 특허받은 요리의 비결을 알 수 있음은 물론이다.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이길순 에어비타 대표, 최은아 인산죽염촌 대표, 이정미 제이엠그린 대표 등은 모두 실생활과 관련한 발명 특허로 사업가가 된 여성들이다. 모두 평범한 주부들이었다. 특히 엄마들에게 특허가 유용하다. 여유 있게 특허를 검색하고 이용하다 보면 직접 특허를 낼 수도 있다. 엄마들이 특허를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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