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창조경제에 뛰어든 여성기업 2만6379곳
비즈니스센터서 사무공간·창업교육·자문 지원받고
판로확보·마케팅·세무회계 등 신생 기업 고충 덜어

 

여성 기업인들이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1인 여성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인 꿈마루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여성 기업인들이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1인 여성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인 꿈마루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13년 넘게 시각디자인과 환경디자인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권정옥(41) 자리(ZARI) 대표는 한지 상품개발 디자인토너먼트에서 입상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디자이너지만 자신의 아이템을 사업화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프리랜서로만 일하려던 그는 지난해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해 전문가 자문을 받고 사업화 지원을 받으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권 대표가 세상에 내놓은 한국 전통문양 테이블 매트 등 디자인 제품은 현재 동대문DDP, 국립중앙박물관, 청와대 사랑채, 마이마스터즈, 공예디자인진흥원 등 여러 아트숍에 입점해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권 대표는 “1인 창조기업이다 보니 혼자서 여러 역할을 해야 해 쉽지는 않지만 멘토에게 꼼꼼하게 상담받으며, 사업화로 한발 한발 걸음을 옮기고 있다”며 “공예품이 아닌 실용적인 한지 제품으로서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근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무기로 창조시장에 뛰어든 여성들이 ‘1인 창조기업’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인 창조기업이란,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인 또는 5인 미만의 공동사업자로 상시근로자 없이 사업을 하는 창업자를 뜻한다. 특히 30·40대 여성을 중심으로 전문 분야에서 경력을 쌓거나 생활 속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를 밑천 삼아 1인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지정한 전국 57개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 센터’ 가운데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가 운영하는 비즈니스센터인 ‘꿈마루’는 여성기업 전용 공간이다. 이곳에서 36개 여성기업이 성공 창업의 꿈을 키우고 있다.

 

김미형 경기캘리그라피디자인센터 대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모델. ⓒ김미형
김미형 경기캘리그라피디자인센터 대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모델. ⓒ김미형

김미형(34) 경기캘리그라피디자인센터 대표도 지난해 6월 꿈마루에 입주하면서 본격적인 창업의 길을 걷고 있다. 7년 경력의 북디자이너였던 그는 캘리그래피 강사로 활약하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캘리그래피 디자인 사업과 강사 양성, 자격증 검증 사업을 중점으로 하는 회사를 세웠다. 김 대표는 “비즈니스센터에서 전담 매니저로부터 창업 관련 지원 정보를 얻고 일대일로 전문가 멘토를 받으면서 프리랜서로 일하던 때와 비교해 사업 역량이 커졌다”며 “캘리그래피와 디자인 분야에서 역량 있는 디자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1인 창조기업이 느끼는 가장 큰 애로사항 가운데 하나가 판로 확보다. 역량이 충분해도 마케팅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판로를 찾지 못해 결국 눈물을 머금고 사업을 접는 초기 창업자가 많다. 13년간 영화, CF, 뮤직비디오 등 굵직한 영상을 제작해온 정연정(42) 사막여우픽쳐스 대표에게도 판로 확보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 대표는 “둘째 아이를 키우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도전했지만 사업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로 확보도 하지 못해 막막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꿈마루를 통해 창업진흥원 마케팅지원사업 정보를 얻어 공모했는데, 지정 업체로 선정돼 상반기에만 10개 넘는 기업의 브랜드 영상 제작을 맡게 됐다”며 “1인 기업을 위한 지원 정보와 세무회계 등 창업 교육, 자문을 얻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지제품브랜드 자리(ZARI)의 테이블 매트와 컵받침. ⓒZARI
한지제품브랜드 자리(ZARI)의 테이블 매트와 컵받침. ⓒZARI

한편, 중소기업청이 지난해 말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1인 창조기업은 9만1993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여성기업은 28.7%(2만6379개)로 18.7%였던 2013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가 추세에 맞춰 중소기업청도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를 지정해 창업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는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인 또는 5인 미만의 공동 사업장으로 상시 근로자 없이 출판, 방송영상, 제조업을 하는 기업에 입주 공간을 제공한다. 입주 기업은 회의실, 교육실, 공용 장비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창업 컨설팅, 창업교육 프로그램 등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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