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7일 개막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올해로 17회를 맞는다. 영화제 로고와 영문 명칭도 변경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추구해 눈길을 끈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주제로 새롭게 도약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27일 개막해 6월 3일까지 8일 동안 서울 메가박스 신촌과 이화여대 ECC 안에 있는 아트하우스 모모 등 신촌 일원에서 열린다.
총 상영작은 37개국 111편. 대중성 강화는 올해 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이다. 김선아 공동집행위원장은 “여성영화라고 하면 어렵고 관객을 가르치려고 하는 영화를 흔히 생각한다”며 “하지만 올해는 해외 영화제 수상작과 화제작, 새롭게 발굴한 영화들이 조화를 이루는 대중적인 영화제를 선보인다”고 강조했다.
영화제의 포문을 여는 개막작은 ‘마이 스키니 시스터(My Skinny Sister)’가 선정됐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 스웨덴 예테보리영화제 관객상 등을 휩쓸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데뷔작 중 하나다. 스웨덴판 ‘미스 리틀 선샤인’이라 불리는 이 영화는 경쟁이라는 것이 어린 세대에게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고발하는 동시에 여자아이들의 세계를 깊이 있고 사랑스럽게 그렸다.
역대 영화제 중 가장 많은 미개봉작을 선보이는 ‘새로운 물결’ 섹션은 총 32편의 최신작으로 구성했다. 마가레테 폰 트로타, 도리스 되리 등 잘 알려진 거장들의 신작과 셀린 시아마, 파울라 반 데르 우에스트 등 여성영화를 이끄는 신진들의 작품을 조화시켜 작품성은 물론 영화적 재미도 잡았다. 전 지구적으로 일어나는 성폭력, 이민자 문제 등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세계에서 가장 성평등한 나라로 평가받으며 영화정책에서도 모범이 될 만한 스웨덴의 여성영화를 집중 조명하는 ‘스웨덴 여성영화의 평등한 힘’,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고전 할리우드 시대 감독인 ‘아이다 루피노 회고전’도 부대행사로 진행한다.
전 세계 페미니즘의 물결을 조망하는 영화를 상영하고 토론의 장을 여는 ‘쟁점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섹션도 마련했다. 영화제의 전통적인 인기 섹션인 ‘퀴어 레인보우’는 케냐, 대만, 필리핀, 캐나다, 한국 등 각국 퀴어영화의 최신 흐름을 만날 수 있다.
영화제 사전제작 지원 프로그램인 ‘피치&캐치(Pitch&Catch)’, 아시아 20개국 총 415편의 출품작 중 본선 진출작 21편이 경합을 벌이는 ‘아시아 단편 경선’, 국내 10대 여성 감독 작품을 10대들이 직접 심사하는 ‘아이틴즈(I-TEENS)’ 등 경쟁 부문도 팽팽한 대결을 예고한다.
이혜경 공동집행위원장은 “여성적 시각의 여성적 문화가 다시 요구되는 시점인 것 같다.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 영화제를 지켜봐 달라”며 “가부장적이고 획일적인 문화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여성영화제에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