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근무시간 9시간 13분…열에 여덟 초과근무
퇴근 후 아이 얼굴 보는 시간은 달랑 1.65시간
한국IBM, 근무시간 조절하는 시차출퇴근제 시행
한화그룹, 직원 자녀 7~8세 때 한 달 돌봄휴가

 

여성인재 활용과 양성평등 실천을 위한 민관 합동 TF가 4월 2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일하는 아빠의 일·가정 양립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여성인재 활용과 양성평등 실천을 위한 민관 합동 TF가 4월 2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일하는 아빠의 일·가정 양립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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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한국IBM 재무부에서 일하는 박준우 실장의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출근 시간을 한 시간 늦췄다. 다른 직원보다 늦게 출근하는 대신 퇴근 시간도 한 시간 늦은 시차출퇴근제를 활용하기 때문에 업무에 차질은 없다. 그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직접 데려다 주게 되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차 안에서 아이와 둘만의 대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했다.

최근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에도 관심을 갖고 지원을 늘리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유연근무제와 배우자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일에 대한 만족도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4월 24일 여성인재 활용과 양성평등 실천을 위한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가 ‘일하는 아빠의 일·가정 양립’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한국IBM과 한화그룹의 일·가정 양립 지원 프로그램이 소개됐다.

홍순옥 한국IBM 실장은 “직원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근무할지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원칙 아래 시차출퇴근제, 파트타임 정규직, 재택근무제, 집약근무제, 모바일 오피스, 휴직 등 6가지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휴직을 제외한 유연근무제 사용은 인사부의 승인이 필요 없다. 직원들은 관리자와 상의한 후 자율적으로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직장 내 보육시설 4곳에 직원 자녀 110명이 다니고 있다. 어린이집 재원 아동의 부모 성별을 살펴보면 남성 직원이 50%를 넘는다. ‘회사 눈치법’이 적기 때문인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 비율도 3월 말 현재 19%에 달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 4.5%와 비교해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화그룹은 임신·출산기, 모성보호기(출산~1년), 육아기(출산~9년) 등 직원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육아기 직원을 대상으로 출근 시간을 조정하는 육아기 근로 시간선택제와 자녀 초등학교 입학 전후 1개월간 취학 전후 돌봄휴가가 대표적이다. 정문미 한화그룹 차장은 “20가지 지원 제도 중 남성 직원이 이용할 수 있는 게 절반이 넘고, 난임휴가를 사용한 비율도 남성이 7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한미글로벌은 남녀 직원 모두에게 1년간 육아휴직을 부여하고 6개월은 의무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은 남성 직원들도 배우자가 출산했을 때 30일까지 휴가를 쓸 수 있도록 ‘아빠의 달’ 제도를 운영 중이다. 유한킴벌리는 사내에 아버지 학교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좋은 아빠 커뮤니티 등을 마련해 남성 직원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들이 지원을 늘리고는 있지만 아직 대다수 워킹대디(working daddy)들의 삶은 고달프다.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영유아기·초등생 자녀를 둔 남성 직장인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워킹대디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9시간 13분으로, 초과근무를 하는 비율도 78.4%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이 초과근무를 하는 셈이다. 거의 매일 시간 외 근무를 하는 비율은 14%, 주말 근무를 하는 경우도 57.7%에 달했다. 반면, 정시 퇴근을 하는 비율은 27.5%에 그쳤다. 9시간 넘는 근무시간이 끝나고 퇴근하면 자녀와 보내는 시간은 1.65시간에 불과했다. 시간 부족, 육체 피로를 이유로 자녀 양육에 적극 참여하지 못한다는 남성이 67%나 됐다.

남성 10명 중 6명은 육아휴직을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 육아휴직을 이용한 남성은 2%로, 이들도 평균 157일 만에 회사로 복귀했다.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은 남성들은 ‘제도적으로 불가능’(34.4%)하거나 ‘직장 분위기상 어렵다’(31.4%) 등 경직된 조직 문화를 제도 사용의 걸림돌로 꼽았다.

홍 연구위원은 “장시간 근로, 경직된 근로문화가 남성의 일·가정 양립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남성의 육아 참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유연근무제도와 남성의 육아휴직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기업의 중간 관리자의 역할과 인식 변화가 조직문화와 일하는 문화를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중간 관리자를 대상으로 교육과 제도 안내 등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용현 여성가족부 차관은 “일·가정 양립은 올해 태스크포스의 핵심 목표”라며 “유연근무제 등 7대 핵심 실천 과제를 중심으로 일· 가정 양립 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올해 △기업 내 여성 관리자 비율 제고 △경력단절 여성 재고용 확대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육아휴직 장려 △가족사랑의 날 지정 △협력사와 본사의 가족친화 경영 공유 △양성평등한 인사·평가 규정 마련 및 운영 등 일·가정 양립을 위한 7대 과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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